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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이 지난 2019년 1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김 지회장은 18일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및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기습시위 펼치다 경찰에 체포 되었고 그 외 6건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했다.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차 비정규직 지회장이 지난 2019년 1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김 지회장은 18일 청와대 앞에서 비정규직 철폐 및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기습시위 펼치다 경찰에 체포 되었고 그 외 6건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했다. ⓒ 이희훈

"김수억 피고인, (구형량을) 징역 5년으로 변경합니다."

3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 509호 법정에서 검사가 말했다. 김수억 금속노조 기아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에 대한 구형량은 지난달 1차 결심공판 때에 비하면 6개월 줄어든 것이다. 함께 법정에 선 다른 16명의 피고인 가운데 일부에 대한 구형량도 2개월 또는 4개월 줄었다. 이를 두고 김수억 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하나도 기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김수억 지회장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18년 여러 차례 문재인 정부를 향해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요구하면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4층 복도나 대검찰청 민원실 앞에서 농성을 하거나, 행진 도중 차로를 막았다는 혐의로 2019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에게 일반교통방해, 특수건조물침입,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지난달 검찰이 김 지회장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구형하고, 김 지회장을 포함한 17명의 피고인에게 총 합계 22년 6개월을 구형한 것을 두고 과도한 구형량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검찰이 11월 26일 갑작스레 일부 혐의에 대해 특수건조물 침입 대신 형량이 낮은 퇴거불응죄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7부(재판장 김선일)는 이날 재차 결심공판을 연 것이다. 이날 17명 피고인에 대한 검사 구형량 합계는 21년 2개월로, 1차 결심공판과 비교하면 1년 4개월 줄어든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떤 중죄를 저지른 것인가"

김수억 지회장은 최후진술에서 검찰이 구형량을 줄인 것을 두고 "검찰 어떻게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중형을 구형하려고 했다가 너무도 무리하게 기소를 한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검찰은) 한 명도 빼놓지 않고 감옥에 보내야한다고 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어떤 중죄를 저지른 것인가"라고 항변했다.

그는 "법원은 지난 16년 동안 32번이나 현대·기아차 불법파견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그 긴 시간 동안 고용노동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기소는커녕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면서 "진작 정부가, 검찰이, 중대재해를 저지른 기업들을, 불법 파견을 저지른 재벌들을 처벌하고 바로잡았다면 오늘 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법정에 서는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법대로 해달라고 절규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이상 이 법정에 서는 일이 없도록 사법부가 최소한의 상식과 정의를 바로 잡아달라"라면서 "정말로 이 법정에 세워야할 재벌 범죄자들이 처벌받게 해달라. 그러한 상식과 정의가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저희 노동자들 멈추지 않고 계속 외치고 싸우겠다"라고 강조했다.

최후 진술을 내놓은 여러 피고인들도 재판부를 향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헤아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방청객으로 참여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발언 기회를 얻었다. 그는 "비정규직들이 (아들 고 김용균씨와 관련한) 제 싸움에 같이 싸웠던 것은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 때문이었다"라면서 "김수억과 많은 동료들은 용균이와 똑같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을 감옥에 넣으려면 저도 같이 넣어달라"라고 말했다.

김선일 재판장은 판결에 신중을 기하겠다면서 선고공판을 내년 2월 9일로 잡았다.

#김수억#불법파견 철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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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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