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수석과학자가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등장은 백신 불평등 탓이라고 밝혔다.
수미야 스와미나탄 WHO 수석과학자는 한국시간 3일 로이터통신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코로나19 새 변이와 백신 불평등 간에는 분명한 관계(clear relationship)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백신 불평등 해결 안 되면 새 변이 계속 나올 것"
그는 "아프리카의 백신 접종률이 높았다면 오미크론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WHO가 평등한 백신 공급을 강조하는 것은 윤리적뿐만 아니라 과학적, 역학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과 치료제, 검사 키트 등을 세계적으로 평등하게 공급하지 않으면 새 변이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오미크론에 맞춰 현재의 백신을 수정할 필요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지금까지 오미크론 감염 증상이 대부분 경미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이는 백신을 맞은 덕분일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어느 시점이 되면 오미크론이 델타 대신 우세종이 될 수 있다고 본다"라면서도 "백신을 개발한 지금은 1년 전과는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공포에 질릴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오미크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내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1~2주가 지나고 만약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 지금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이 바뀔 수도 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 국장도 "오미크론에 맞게 현재의 백신을 수정해야 할 증거는 아직 없다"라며 "지금까지 개발한 백신은 매우 효과적이며, 무엇보다 백신의 평등한 분배와 취약 계층 접종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미국, 아프리카에 백신 900만 회분 지원
이처럼 오미크론 등장의 원인 중 하나로 백신 불평등이 꼽히는 가운데, 미국이 아프리카에 백신 900만 회분을 지원하기로 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은 "아프리카 지역 900만 회분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 1100만 회분의 백신을 보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경제를 보호하려면 전 세계에서 바이러스를 퇴치해야 한다고 처음부터 줄곧 말해왔다"라며 "이는 전 세계 사람들이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리더십에 따라 미국이 이를 선도하고 있다"라며 "다른 나라들도 동참하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12억 회분에 달하는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 2억8천만 회분이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