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7개월 전과 판박이였다.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요 직책에 내정됐다가 낙마한 함익병씨를 이번엔 국민의힘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려다 철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미 함씨의 문제점이 공론화됐고 그의 낙마 전력이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에 비춰보면, 이번 국민의힘의 사례는 단순 해프닝이 아닌 인사 검증 시스템의 문제로 볼 수밖에 없다.
윤석열 "문제 발언, 챙겨보지 못해"
국민의힘은 지난 5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함씨를 내정했다가 약 7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언론을 통해 "오늘 발표한 함익병 공동선대위원장 내정은 언론에 제기된 문제를 선대위가 검토해 본인과 상의한 후 철회하였다"라고 밝혔다. 즉 국민의힘은 이번 언론의 문제제기 전까지 함씨의 전력을 몰랐거나 큰 문제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또한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는 함씨 임명 철회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문제가 된) 발언에 대해 챙겨보질 못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함씨의 문제 발언과 4년 7개월 전 대선 과정에서의 낙마 전력은 언론 검색만으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피부과 의사인 함씨는 지난 대선을 앞둔 2017년 4월 더불어민주당 통합정부추진위 자문위원 명단에 포함됐다가 30분 만에 제외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명단 가운데 함씨는 착오로 포함된 것으로 수정 자료를 재발송했다"라며 "안희정 캠프 참여인사로 자동 추천됐다가 논의 과정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나 착오로 포함됐다"라고 밝혔다. 함씨는 직전 더불어민주당 경선 중 안희정 후보를 지지했었다.
당시 함씨를 낙마시킨 건 2014년 3월호 <월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독재가 왜 잘못됐나", "여자는 3/4만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등의 발언 때문이었다. 이 인터뷰에서 함씨는 "세금 내기 전에 투표권을 가지면 안 된다"라고 주장하며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자신의 아들에게 투표를 하지 못하게 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인터뷰로 인해 함씨는 당시 출연 중이던 SBS <자기야-백년손님>에서 하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