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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남발'되고 있는 '노하우'라는 말

'노하우'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흔하게 사용하는 말이다. 대개 "경험 등에 의해 축적된 독특한 비결"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우리 국어사전에는 "남이 알지 못하는 자기만의 독특하고 효과적인 방법" 또는 "제품의 개발, 제조, 판매 따위에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 따위의 정보"로 풀이되어 있다.

그러나 Cambridge Dictionary는 know-how의 의미를 "practical knowledge and ability" 즉, 실용적 지식과 능력이라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사용되는 '기업비밀', '영업비밀'도 정확한 영어는 'know-how'가 아니라 'trade secret'이다.

일본에서도 <私たちには会社を立て直すノウハウがある(우리는 회사를 다시 세울 노하우가 있다)>처럼 '노하우'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되고 있다. 일본에서 이 '노하우'는 "일상업무 중에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는 가운데 '이렇게 하면 잘 된다'나 '이것은 잘 되지 않는다' 등 과거의 경험 축적에 의해 획득되어진 방법론을 가리킨다(日々の業務の中で失敗や成功を重ねていく中で、「こうすればうまくいく」「これはうまくいかない」など、過去の経験の蓄積により獲得される方法論を指します)"로 풀이되어 있는 데에서 알 수 있듯, 완전히 우리와 동일한 의미로 쓰이고 있다.

결국 우리가 쓰고 있는 '노하우'라는 말도 일본어 'ノウハウ(노하우)'에서 온 일본식 영어다.

know-how라는 단어는 영미권에서 그리 많이 쓰이는 않는다

그러나 정작 영미권에서 know-how는 그리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는 용어다. 대신 다른 용어들을 세분화하여 사용한다. 대체로 '유익한 정보'나 '부가가치가 있는 경험과 지식'이라는 의미는 knowledge를 사용하고, '개인이 실제로 보거나 듣고 행하는 등 체험으로 얻은 지식과 기술'의 경우에는 experience, '처리할 때의 수단과 방법'은 technic 그리고 '몸에 익은 전문적인 능력'은 skill을 사용한다. '요령'이라는 뜻의 Tips도 쓰인다.

부정확한 용어를 단지 관행이나 편의성을 이유로 남용하는 것은 결국 언어의 혼란과 왜곡을 초래하고 전체 사회구성원들의 독해력과 지적 활동력을 저하시키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 '노하우'라는 용어를 법률에도 사용하고 있다.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제13조는 "정부는 핵심적인 정보통신 기술, 지식 또는 노하우 등을 가진 해외 우수 인력의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시책을 수립ㆍ추진하여야 한다."로 규정되어 있다. 우리 법률 용어에 영어를 사용한 것도 문제지만, 그것이 부정확한 일본식 영어이니 더욱 아쉽다.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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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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