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한-호주 수교 60주년을 맞아 이뤄진 국빈방문을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호주 순방길에 올랐다.
이번 호주 방문은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호주 총리의 초청으로 성사됐으며,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호주가 초청하는 최초의 외국 정상이 됐다. 한국 정상이 호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2009년 이후 12년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께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현수 공군 15특수임무비행단장 등의 환송을 받으며 공군1호기에 탑승해 호주 캔버라로 향했다. 문 대통령 순방단을 실은 공군1호기는 같은날 저녁 호주 수도 캔버라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공식일정은 이튿날인 13일 모리슨 총리와 한·호주 정상회담으로 시작한다. 문 대통령은 한·호주 양국 간 협정 서명식, 공동기자회견 일정을 소화한다. 이어 데이비드 헐리(David Hurley) 호주 연방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전쟁기념관과 한국전쟁 참전기념비를 방문하여 헌화하고,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시드니로 이동해 야당인 노동당 앤소니 알바니즈(Anthony Albanese) 대표를 면담하고, 마가렛 비즐리(Margaret Beazley) 뉴사우스웨일즈州 총독 내외가 주최하는 오찬에 참석한다. 그런 후 문 대통령은 호주 경제인들과의 핵심광물 공급망에 대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저녁에는 모리슨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순방의 의미에 대해 "한국전에 파병한 전통적 우방이자 민주주의와 인권, 시장경제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호주와의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여 더욱 심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원자재와 핵심광물 등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탄소중립 기술과 수소경제, 방산, 우주 및 사이버 등 미래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호주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순방을 앞둔 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호주가 수교 60년의 역사를 갖고 있고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공통가치를 토대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문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은 스콧 모리슨 총리의 거듭된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번 방문 계기에 글로벌 공급망이라든가 경제, 인적교류 등 다양한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반면, 이번 문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이 '호주와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을 자극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중국 측도 여러 나라들과 협력하고 있고, 한국도 이러한 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관계 측면에서만 보는 건 좀 무리가 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