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모바일 지역화폐 '서울사랑상품권'을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는 카카오페이 등이 상품권 가맹점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한 입장도 내놓았다.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의 새로운 판매대행점으로 선정된 신한컨소시엄과 13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한컨소시엄은 주 사업자인 신한카드와 신한은행, 카카오페이, 티머니 등 4곳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동안 비플제로페이 등 앱으로 상품권을 결제했지만, 내년 5월부터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톡, 티머니페이, 신한쏠, 머니트리 등으로 결제가 가능해진다.
2018년 하반기 시작된 제로페이는 코로나19가 장기화로 재난지원금과 지역상품권 발행이 활성화되면서 대중화의 토대를 닦았다. 상품권을 1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점, 연말정산 시 30%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발행 당일 매진되는 등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2년 계약의 판매대행 입찰에는 신한컨소시엄을 비롯해 우리은행·KT·비즈플레이컨소시엄, 나이스정보통신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의 발행목적이 소상공인의 결제수수료 부담을 덜어 실질적인 영업이익에 도움을 주는 것에서 출발한 만큼 판매대행업체가 바뀐 후에도 가맹점 부담 수수료 '0원'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사랑상품권 가맹점 수도 기존의 제로페이 가맹점 26만 곳에서 신한카드 인프라를 활용해 53만 곳으로 2배 늘어난다. 그동안 본인 계좌에 잔액이 있는 경우에만 즉시 출금되는 '현금결제' 방식만 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로도 월 100만 원까지 상품권 구매가 가능해진다.
서울시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72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 등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이 상품권 가맹점 정보를 활용해 골목상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는 신한카드가 제공하는 최소한의 결제정보를 이용하여 소비자가 다른 앱에서 구매한 상품권을 결제할 뿐 가맹 정보를 가져가지 않으므로 서울시가 그동안 모집한 가맹점이 통째로 카카오페이로 넘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시와 신한컨소시엄은 소상공인과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혁신적 상품권 플랫폼 운영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부활시키고 골목상권의 활력을 되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