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인 김건희(50)씨가 자신을 둘러싼 '쥴리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김건희씨는 1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저는 쥴리를 한 적이 없다"라며 "쥴리를 안했기 때문에 쥴리가 아니라는 것이 100% 밝혀질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투명한 세상이다, 내가 쥴리였으면 다 삐져 나온다(공개된다는 뜻 - 기자 주)"라며 "(술집에) 웨이터가 얼마나 많은가? 제대로 취재해 달라"라고 주문했다. 이어 "(내가 쥴리가 아니라는 것을) 다 증명할 것"이라며 "나는 쥴리와는 전혀 관계 없다"라고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김 대표는 "(내가 쥴리를 했다는) 그 시간에 정말 노력했고, 악착같이 살아왔다"라며 "진짜 간절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쉽게 안 살았다, 믿어 달라"라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저 이상한 사람 아니다, 나쁘게 보지 말아 달라"라며 "세상에 악마는 없다, 선입견을 갖지 말아 달라, (나와 관련된 의혹들을) 풀어줄 자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저를 비판하는 분들은 (과거에) 다 저를 도와준 분들이었다, 그분들에게 미움 없다"라며 "(저를 비판하는 분들을) 미워해야 하는데 미움이 없다"라고 말했다.
안해욱 전 회장 "쥴리와의 만남은 사실.... 그날 이후 조남욱 회장이 한번 더 초대"
하지만 '쥴리 의혹'을 첫 실명 증언한 안해욱(74)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은 "내가 말한 거는 사실 그대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밝혔다. 1997년 5월 7일 라마다르네상스호텔 나이트를 방문했다가 조남욱 당시 삼부토건 회장의 초대를 받아 6층 연회장에서 접대를 받았는데, 그 당시 '쥴리'라는 예명을 쓰던 김건희씨를 만났다는 자신의 실명 증언이 사실이라고 거듭 주장한 것이다.
안 전 회장은 10일 경북 경산 자택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진행한 인터뷰에서 24년 전 일을 자세하게 기억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5월 3일부터 5일까지 전국어린이태권도왕 선발대회가 역삼동의 국기원에서 열렸고, 그 다음날인 6일과 7일 라마다르네상스호텔 나이트클럽(일명 라나)을 갔고, 7일에는 조남욱 회장의 초대를 받아 연회장에서 '쥴리'라는 예명을 가진 여성을 만나는 등 '연속적인 특별한 우연들'이 겹쳤기 때문이다"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나이트클럽에서 술 먹다가 호텔 회장에게 초대받은 것은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인데 기억이 안나겠나"라고 말했다.
안 전 회장은 이날 인터뷰 현장에서 '97 교보생명배 전국 어린이 태권왕 선발대회' 자료집을 기자에게 내보였다. 이 자료집에 따르면 그의 증언대로 지난 1997년 5월 3일부터 5일까지 국기원에서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주최로 '전국 어린이 태권왕 선발대회'가 열렸다.
문제의 1997년 5월 7일 오후 5시경, 조 회장 일정표엔 '약속 연기'로 시간 빈 상태
흥미로운 사실은 조남욱 회장이 안 전 회장에게 '쥴리'를 소개해줬다는 지난 1997년 5월 7일자 조 회장의 일정달력에는 오후 5시 10분 검찰간부 출신 인사 등 2명을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지만 '연기'됐다고 표시돼 있다는 점이다. 조 회장으로서는 안 전 회장 일행과 만날 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안 전 회장은 "조남욱 회장이 '무술이나 운동하는 쪽 사람들을 많이 사귀고 싶어서 초대했다'고 했다"라고 전하면서 당시 연회장에 온 '쥴리'를 조 회장이 "김 교수"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해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조남욱 회장 관련자료를 보면,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후인 지난 2005년 9월 14일자와 2006년 9월 19일자 회장 비서실 메모에 '김명신(김건희씨의 개명 전 이름) 교수'라고 표기된 게 눈에 띈다. 이때 역시 김건희씨는 교수 신분이 아니었다.
특히 안 전 회장은 "1997년 5월 7일 이후 조남욱 회장에게 한번 더 초대받은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두 번째 초대에서 '쥴리'를 다시 만났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더 얘기하지 않겠다"라고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안 전 회장은 실명 증언 이후 주변에서 '쥴리 의혹 증언을 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하자 "나 안 건들면 여기까지 하고 그만둘 거다. 더 건드리지 않으면 더 나아가지는 않겠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 나아가는 것'과 관련해 "쥴리 관련된 에피소드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 비슷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자세한 내용에 대해 "더 얘기하지 않겠다"며 밝히지 않았다.
"나 안 건들면 여기까지 하고, 더 건드리면..."
윤석열 후보 측의 고발과 관련해 안 전 회장은 "(허위사실 공표로 고발했으니) 자기들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라며 "(그러나) 그렇게 하면 그쪽에 더 도움이 안 될 거다, 증인이 더 나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술집에서 접대부를 만났다는 것도 아니고, 사교클럽 같은 데서 잠깐 본 것인데 그게 큰 문제가 되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라고 토로했다.
안 전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여서 증언을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는 특별한 (정치) 성향이 없다, 좌도 우도 없다"면서 "내가 노태우·김영삼을 경호했던 사람이다, 따지자면 전부 다 국민의힘 계열"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예전에 성남 상대원동시장 화장실에서 돈을 받던 이 후보의 모친을 만났고, 그 모친이 이 후보로 추정되는 아이를 자신의 태권도 도장에 데려온 것을 기억한다"라며 "하지만 이 후보를 직접 만난 적도 없고,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 직책을 두고 있지도 않다"라고 일축했다.
일각에서 '쥴리 의혹'이 사생활에 해당되기 때문에 검증의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과 관련해 안 전 회장은 "그거는 조금 의견이 다르다"라며 "사람이 공인이 돼버리면 사적 영역이란 있을 수 없다"라며 "나중에(대통령이 된 이후) 끝없는 소문이 있으면 안되지 않나? 검증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냥 그때 봤던 사실, 쥴리를 만났다는 사실만 전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는 조남욱 전 회장에게도 몇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조 회장은 최근 동생인 조남원 전 삼부토건 부회장 상을 당했다.
한편 이른바 '쥴리 의혹'에 대한 첫 실명 증언이 나온 직후 윤석열 후보측은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8일). 이어 첫 실명 증언자인 안 전 회장을 비롯해 이를 보도한 <열린공감TV>와 인용 보도한 <오마이뉴스> 기자 등을 허위사실 공표와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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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 ‘쥴리’ 제보한 안해욱 “97년 5월 조남욱 회장 연회장에서 만났다” 1997년 ‘쥴리’라는 예명을 쓴 김건희씨를 만났다고 제보한 안해욱 전 대한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이 10일 오전 경상북도 경산 자택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당시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의 초대로 김씨를 만났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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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호 |
관련영상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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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의 인터뷰 전문은 아래 클릭)
[안해욱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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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다르네상스호텔 조남욱 회장 연회장은 사교클럽 같았다" http://omn.kr/1wf1z
- ②
"쥴리-조남욱 회장, 한 집안 식구 같은 느낌... 스스럼 없이 대해" http://omn.kr/1wf1a
- ③
"난 노태우·김영삼 경호했던 사람... 이재명 모친과는 인연이 있다" http://omn.kr/1wf11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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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쥴리' 실명 증언 등장... "97년 5월 조남욱 회장 연회장에서 만났다" http://omn.kr/1wc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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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측 "단연코 김건희는 유흥주점 근무 사실 없다" http://omn.kr/1wc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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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쥴리 의혹' 증명할 제보자와 녹음파일 있다" http://omn.kr/1uqz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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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부인 "제가 강남 술집 에이스였다구요?" http://omn.kr/1u84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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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삼부토건 '조남욱 리스트'에 윤석열 있었다... 2007년부터 등장 http://omn.kr/1ues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