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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홀로 걷기, 혼자 살기.
홀로 걷기, 혼자 살기. ⓒ pixabay

무서웠습니다, 혼자 사는 게 

저는 50대 초반에 원룸 독신생활을 시작한 50대 후반 남자입니다. 제가 지난 6여 년 동안 원룸 독신 생활을 하면서 느끼고 터득한 것들을 독자님들과 나누고자 글을 씁니다.

지금으로부터 6여 년 전 어느 날, 전혀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찾아온 독신 생활은 저를 거대한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앞으로 '혼자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도무지 감당이 안 되는 두려움에 짓눌린 저는 뭘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50대 나이에다 지체장애 3급 장애인인 저로서는 혼자서 살아갈 일이 참 막막하고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정확한 실상을 말하자면, 영 앞뒤가 안 맞는 얘기입니다만, 그 당시 저에게 '앞으로 혼자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걱정은 사실 걱정 축에도 끼지 못하는 하찮은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당시 저는 숨 쉬는 것만 빼고는 모든 게 다 두려웠으니까요.

그 당시 저는 밥 먹는 것도 두려웠고, 물 마시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밥에 누군가가 독약을 넣었을 것 같아 두려웠고, 물에도 몸에 해로운 뭔가가 들었을 것 같아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당시 외출할 때면 방안에 음식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꾸역꾸역 먹어치웠습니다. 제가 방을 비운 사이 음식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그랬습니다(그때 그런 습관이 몸에 배어 지금도 밖엘 나갈 때면 먼저 방안에 있는 음식부터 싹 먹어치웁니다).

그 당시 저는 심한 불안에 시달렸는데, 그게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앞으로 나 혼자서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 때문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보다 먼저 이 말을 하고 싶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날 느닷없이 독신 생활이 다가오면, 일단 '혼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부터 이겨내시라고 말입니다.

세상 모든 낯선 것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찾아온 낯선 독신 생활에 대해서는 절대로 지레 겁을 먹으면 안 됩니다. 이걸 겁내면 그때는 정말 답이 없습니다.

혼자서 산다는 것에 겁을 먹고 끝내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그걸로 그냥 삶이 끝나버립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으니까요. 이제 더 이상 피할 곳이 없으니까요.

그러니 만일 뜻하지 않게 그런 상황이 닥치면 무엇보다 먼저 '혼자서' 산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부터 이겨내야 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두려움을 이겨내야 합니다. 만일 무슨 수가 나지 않으면 무작정 겁내지 마십시오. 그래서 '혼자서' 사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십시오. 빨리 벗어날수록 후유증도 그만큼 작습니다.

한편, 알고 보면 '혼자서' 살아가는 건 사실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두려워할 일은 더더욱 아니고요. 혼자서 살아보면 알게 됩니다. 혼자서 사는 것에 익숙해지면 느끼게 됩니다. 이게 뭐 별것 아니라는 것을. 내가 괜한 걱정을 했다는 것을.

겁내지 마세요, 마음을 달래세요 

실제로 제가 6여 년 동안을 혼자서 살아보고 느낀 점은, '(50대) 독신 생활이 꼭 못할 것은 아니구나' 하는 것입니다. 정서적인 측면을 제하고 보면, 내가 손수 밥을 지어서 나 혼자 식사를 하는 정도가 가족 공동생활과의 차이라면 차이인데, 이건 몸에 익숙해지면 아무 어려울 것도 아무 힘들 것도 없는 일입니다. 조금 귀찮을 뿐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또 슬프거나 불행한 일도 아닙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건 단지 생활 방식의 차이일 뿐이니까요(그렇다고 혼자 사는 걸 추천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사람은 가족과 함께 사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저는 혼자 살면서 이걸 분명하게 깨닫습니다).

아무튼, 어느 날 갑자기 낯선 독신 생활이 자신을 찾아오면 앞으로 '혼자서' 어떻게 사나 싶어 겁이 날겁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거대한 두려움이 온 몸을 감싸기도 할 테고요. 또 그런 경우의 두려움은 장난이 아닐 겁니다. 정신이 무너져 내리는 그런 엄청난 두려움일 것입니다.

하지만 겁낼 것 없습니다. 두려워할 필요 없습니다. '혼자서' 사는 게 걱정하시는 것만큼 그리 힘들지 않으니까요. 염려하시는 것만큼 그리 못할 게 아니니까요. 방금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혼자서 사는 거, 그거 별 것 아닙니다. 정말 별 것 아닙니다. 육체적으로만 보자면 그렇습니다.

그런데 '혼자서' 사는 데는 반드시 풀어야할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마음입니다. 외로움을 타고, 쓸쓸함을 못 견디고,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람의 온기를 갈망하는 마음. 바로 이 마음이 풀어야할 문제입니다.

이 얄궂은 마음이 혼자서 사는 사람을 모질게도 힘들게 합니다. 그래서 혼자서 살려면, 그러니까 혼자서도 행복하게 잘 살려면, 이 얄궂은 마음을 잘 어르고 달래야합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일반화해서 말씀드리자면, 아마도 사람들 마음속에는 '혼자'라는 것에 대한 뿌리 깊은 두려움과 거부감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것들을 시시때때로 꾹꾹 눌러줘야 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 얄궂은 마음을 달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몇 개 구독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클래식 음악 채널을 구독하는데요, 여기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면서 (클래식 음악에는 완전 문외한이라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지만) 쓸쓸한 마음을 달랩니다. 또 가끔씩 댓글로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제가 여전히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있다는 걸 확인합니다. 그러면 이 얄궂은 마음이 소란을 조금 덜 피웁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 하겠습니다. 오늘 <50대 초반에 시작한 원룸 독신 생활 6년의 노하우> 첫 번째 꼭지에서는 갑자기 찾아온 독신 생활을 겁내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다음 꼭지부터는 제가 지난 6여 년 동안 원룸에서 '혼자서' 살아온 경험을 토대로 실생활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독신 생활의 소소한 노하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예를 들면 방안에서만 지내면서도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 생활비를 한 푼이라도 더 아끼는 방법, 요리를 못 해도 맛있게 음식 해먹는 방법 등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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