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미니멋(미니멋은 적은 아이템으로도 다양한 멋을 낼 수 있다는 기조로 계절별 35가지 내외의 아이템으로 옷을 입는 것을 말한다)리스트다. 하나를 사서 오래 입는 생활을 지향하기에 갖고 있는 겨울 아우터(코트 1, 야상 1 – 10년 입은 패딩은 작년에 버림)가 평균 5년 이상 되었기에 롱코트를 하나 사기로 마음 먹었다. 허나 롱코트란 녀석을 한 번도 구매해본 적이 없기에 '롱'이라고 부여된 길이가 얼마나 긴 것인지 미처 파악하지 못함에서 온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자 한다.
올 겨울 롱코트 쇼핑에 실패한 원인을 분석해본 바, 총 3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 내 키에 맞는 정확한 길이를 알 수 없다. 보통 쇼핑몰에는 아이템의 구체적인 사이즈가 명시되어 있다. 총 길이도 나와 있는데 여성 롱코트의 경우 짧으면 105-110cm 길면 115-120cm 정도다. 그런데 나는 집에 롱코트가 없기 때문에 '110 정도면 맞지 않을까'란 안일한 생각에 주문했다가 바로 반품을 했다.
쇼핑몰의 착샷만 봐서는 이 코트를 내가 입었을 때 길이가 어디까지 올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각 키에 따라서 코트 길이가 어디쯤 올 것인지 그림으로 표시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해주는 쇼핑몰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모델은 거의 외국인이다. 키는 기본 170cm으로 얼굴 작고 비율 좋은 모델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럴수록 실제 착용하는 소비자와의 싱크로율은 멀어지게 마련이니, 쇼핑몰에 내 체형을 대입해서 코트를 입었을 때 어떤 핏과 길이가 나올 것인지 생각하는 것은 웬만한 감각으로는 알기 어렵다.
물론 내 키는 160cm이므로 모델의 착샷에서 10cm만 아래로 내리면 각이 나올 것도 같지만 그렇게 해서 구매한 것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집에 있는 남동생 코트로 적정 길이를 구해봤다.
롱코트는 무릎을 덮는 길이의 코트인데 코트 끝이 무릎과 복숭아 뼈 사이 어느 지점에 머무르냐에 따라 겨울 멋쟁이가 될 수도, 우뢰매의 외계인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적정한 길이는 무릎 바로 밑과 복숭아 뼈 사이를 4등분으로 나눴을 때 1/4 지점이며 3등분으로 나눴을 때 1/3지점보다 길게 되면 다리가 짧아 보인다.
남동생의 코트를 입고 길이를 재가며 계산했을 때 자신의 키에 0.65를 곱했을 때가 가장 적정해 보인다. 나의 경우 160 x 0.65 = 104가 되므로 오차 범위 내외를 생각해 코트를 고르면 된다. 참, 굽 있는 신발을 신을 경우 굽만큼 길어지는 것 가능.
세 번째는 코트의 무게이다. 무거운 옷과 무거운 가방은 절대 사서는 안 될 품목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코트도 온라인 상으로만 봐서는 그 무게를 가늠할 수가 없다. 후기에 무겁다라고 적혀 있기도 하지만 무게를 견디는 힘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구매해서 입어봤을 때나 그 무게를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코트 무게도 적어놔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것이 다 마음에 드는 코트인데 입었을 때 너무 무겁다면 (나이가 많을 수록) 옷장에 짱 박아 둘 확률이 20,000%! 반품했던 코트 중 하나는 내가 헬스장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의 무게였다. 필자는 반품 경험을 토대로 롱코트는 아닌가보다 하고 패딩을 구매해 잘 입고 있으니 롱코트 구매 계획이 있다면 참고해서 잘 구매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만 업로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