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주 전으로 돌아가 보자. 지난 12월 1일 발생한 국내 신규 확진자는 총 5242명이었다. 28일에 발생한 국내 신규 확진자 수(29일 발표)도 5283명으로, 코로나19 유행 규모는 1일과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유행의 '질'은 확연히 달랐다. 바로 3차접종 때문이다.
연령별 확진자를 분석해보면 1일엔 신규 확진자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35.39%로 굉장히 높았다. 80세 이상 293명(5.56%), 70대는 536명(10.18%), 60대는 1035명(19.65%)이었다. 반면 28일에는 60대 이상 신규 확진자의 비율이 21.67%로 13% 이상 낮아졌다. 80세 이상 153명(2.83%), 70대 263명(4.86%), 60대 756명(13.98%)이었다.
질병관리청의 '주간 위험평가'를 살펴보더라도 60대 이상 확진자 비율은 12월 1주(11.28~12.4)에는 35.8%였다가 꾸준히 감소해 12월 4주(12.19~12.25)에는 25.5%까지 떨어진 바 있다.
치명률 역시 감소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만든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 데이터 인 월드'에 따르면 지난 1일 한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은 1.46%였다. 하지만 28일의 치명률은 1%다.
이러한 차이를 만든 것은 약 4주 사이 15.6%에서 73.3%으로 오른 60대 이상의 3차접종률로 볼 수 있다. 그 사이 전체 인구 대비 3차 접종률도 6.6%에서 32.3%까지 올랐다. 방역패스를 확대 시행하고,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현재까지 60대 이상은 3차접종 대상자(2차 접종 후 3개월 경과)의 89.7%가 예약을 하거나 이미 접종한 상황이다.
증명된 백신 효과... 오미크론에도 중증화 예방 유지
일각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높음에도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자 '백신 무용론'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2차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비교한 결과, 그리고 2차접종자와 3차접종자를 비교한 결과는 백신의 필요성을 증명한다.
질병청이 발표한 '12월 2주차 예방접종력에 따른 연령표준화 발생률, 위중증률, 치명률 및 예방접종 효과' 자료에 따르면 미접종군 전체에서는 10만명 당 22.91명(1일 기준)이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2차 접종 완료군에서는 10만 명당 9.83명에 불과했다.
위중증은 미접종군에서는 10만 명 당 0.44명, 2차접종 완료군에서는 0.04명으로 위중증으로 악화될 확률이 10배나 차이 났다. 사망도 미접종군에서는 10만명 당 0.09명, 2차접종 완료군에서는 0.01명으로 9배나 차이가 났다.
특히 60세~74세, 75세 이상에서는 백신 효과가 강력했다. 60~74세 미접종자에서는 위중증이 10만 명당 1.33명, 75세 이상 미접종자에서는 10만 명 당 1.57명이었다. 반면 60~74세 2차접종 완료군에서는 위중증이 10만 명당 0.09명, 75세 이상 미접종자에서는 10만 명 당 0.2명에 불과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3차접종은 오미크론에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은 3차접종의 중증 예방 효과를 80~85.9%로 추정했다. 델타 변이(97% 예방 효과)에 비해서는 효과가 감소하지만, 이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1월부터 18~49세 연령대의 3차접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오미크론 우세종화를 늦출 경우, 상당한 수준의 유행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3차 접종률이 50%만 넘으면 돌파감염은 더 나오더라도 지금과 같이 중증환자가 많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재 한국의 3차 접종률은 32.3%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