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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대선에서 김종인이 잘 안보인다.

2021년 마지막 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뒤에도 선거대책위원회 복귀에 대해 "특기할만한 입장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선대위를 나간 직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후보는 조금 있어라. 내가 이 문제를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했던 김 위원장도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당 내분 수습의 일환으로 선대위를 쇄신하겠다고도 했지만, 본부장단회의가 매일 오전 7시에 열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

'말조심'부터 시작했던 사람인데... 지금은 후보가 거친 말

김종인 위원장이 이끌어 이긴 선거도 있고 진 선거도 있다. 2012년 국민의힘 대선 승리, 2016년 민주당 총선 승리가 대표적이다. 2012년 대선 땐 친박과 대립하는 한편 '경제민주화' 메시지로 중도층을 파고들었다. 2016년 총선 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공천을 감행해 쇄신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진 선거인 2020년 총선에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에서 전권을 쥔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황교안 당시 대표만을 바라보던 총선 후보들과 지도부는 김 위원장의 '말조심' 기조도 아랑곳 않고 돌아가며 막말을 해댔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이 황 대표에게 "지도부에 지시해서 제발 좀 쓸데없는 소리 좀 하지 말라고 해달라"(2016년 4월 11일)고 말 할 정도였다.

이긴 선거든 진 선거든 김 위원장이 늘 강조해온 선거판의 기본은 '말조심'이다. 하지만 지금은 윤석열 후보부터가 정부와 여당, 상대 후보를 향해 "미친 사람들" "전과 4범" "같잖다" "무식한 삼류 바보들" 등 거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별 말이 없다. 선대위를 나온 이준석 대표가 "윤 후보는 그 발언만으로 이 후보 지지자들을 무시하는 셈이다. 그런 태도 하나 하나가 중도층에 영향을 주고 있다"(12월 29일)고 쓴소리를 내는 상황과 대비된다.

그렇다고 김종인 위원장이 주목할만한 아젠다를 제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코로나 대선'이라는 방향을 제시하긴 했지만, 정부의 방역에 대해 국민의힘은 비판만 할 뿐 그럴듯한 대안은 없다. 그저 'K-방역은 허구'라고 목소리만 높일 뿐이다. 

사라진 존재감... "후보 가족 문제를 김종인이 어쩌겠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오른쪽)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2016년 총선 당시 민주당 당직을 맡았던 한 현역 민주당 의원은 "2016년에는 비대위원장 중심으로 체제가 갖춰지고 김종인 위원장이 전권을 행사했다. 명칭도 대표였고, 당에 강한 '그립(장악력)'을 행사했다"라며 현 상황에 대해 "우리 당에 있을 때처럼 전권을 행사하는 게 아닌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무엇보도 지금은 메시지 관리에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뛰었던 관계자는 당시 김종인 위원장 영입에 대해 "김종인의 경제민주화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았지만, 고 박정희 전 대통령 등 박근혜 후보가 갖고 있던 핸디캡을 극복하고 중도 확장하기 위해서는 필요했다"며 "김종인 위원장은 이슈를 선점해 나갔다. 당시에도 나이가 많았지만, 경제민주화가 먹힌다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이슈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각종 변수에 대해 메시지를 던질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힘이 없어졌다"라며 "윤석열 캠프에서도 '김종인은 허수아비'라고 본다"라고 전했다. "김종인은 이준석과 한통속으로 몰릴까봐 거리두기 하고 있고, 윤석열 후보가 가만히 있는데 둘이 만나서 같이 하는 그림을 그리기도 쉽지 않다"라며 "조심하는 것밖에 없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2012년이나 2016년을 보면, 김종인 위원장이 굉장히 리더십을 발휘해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지금 리더십을 보면 딱히 무엇을 하려고 하는 의욕이 없어 보인다. 당내 문제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엄 소장은 "김종인에게 선대위의 그립을 잡으라고 후보가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보장이 잘 안 되고 있다"라며 "김종인 위원장의 말도 면이 잘 안 서고, 본인도 의욕이 부족하고, 후보와의 경제관 차이도 있고,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도 약간 경계심을 보이는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든 지든, 현재 상황에서 김종인 위원장에게 그 공과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라며 "대표적으로 2030세대가 급속하게 윤석열 후보에게서 이탈하면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지금의 구도에서는 김종인이 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 역시 "지금의 김종인 위원장은 전략이 없이 보인다. 있다면 시간 때우기 전략"이라며 "김종인 위원장도 진짜 답답할 것이다. 윤석열 후보와 후보 가족의 문제를 김종인 위원장이 어떻게 해결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선대위에서 '김건희'는 금기어"라고까지 전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이준석 대표와 회동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이준석 대표와 회동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김종인#박근혜#문재인#대선#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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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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