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러분의 삶에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앞으로 5년간 우리 삶을 좌우할 20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두 달여에 걸쳐 국민이 어떤 공약을 원하는지, 지금 각 분야엔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대신 전달하려고 합니다.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환영합니다. '2022 대선 정책오픈마켓', 지금부터 영업을 시작하겠습니다.[편집자말] |
코로나19가 돌봄의 풍경을 바꿨다. 흔히 복지관이라고 불리는 센터들은 그 역할을 대부분 상실했다. 요즘 사회복지사들은 주로 대상자들을 상대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교육은 비대면으로 전환 되었고, 식당 시설은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들은 간편식이나 도시락을 들고 배달을 간다.
업무별로 강도가 다르지만 사회복지사들은 평균적으로 수십 명을 담당해야 한다. 이들은 돌봄과 상담, 생활을 지원하며 아이들과 노인분들을 돌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담당해야 하는 사람과 업무가 늘어나면서 감정 소모도 늘어나고 있다.
복지사 처우는 사회서비스 질과 연결
여기 광주광역시에서 활동하는 박이슬 사회복지사가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경기도에 있는 인권센터나 정신질환자 치료비 지원 등의 혜택이 전국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인권센터나 정신건강센터가 감정 노동을 하는 사회서비스직 종사자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간호사들의 '태움'과 상당히 유사해요. 일부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서비스 대상자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동료들이나 후배들에게 푸는 분들이 계시죠. 그렇게 되면 돌봄을 받는 대상자들에게 그 감정이 전달되고. 악순환이 되는 거죠."
박씨는 사회복지사들의 처우가 엉망인 것을 복지관 업무를 하면서 알게 됐다. 연차는 물론 월차도 쓰기 힘들고 주말 노동이나 연장근무에 대해 시간 외 수당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 이런 대우를 받는 사회복지사들이 과연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요즘 박씨의 최대 고민이다.
박씨는 지자체 시·군마다 사회복지 전담 공무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무원들이 2년마다 순환 근무로 이동해 담당이 바뀔 때 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게 어렵다면 외부 감사제나 기관의 공동 운영제, 30인 이상이 일하기 힘든 복지관의 특성상 노동자가 복지관 직접 경영이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냈다.
박씨는 사회복지사들의 노동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부터가 잘못됐다고 했다. 사회복지사들의 노동을 일이 아닌 봉사라고 여기는 시선이 문제라고 했다. 주위에 함께 일하는 활동지원사들도 이런 의견에 동의한다고. 박씨는 일부 활동지원사들이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들 처우의 사각지대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료가 울면서 제게 그러더군요. 코로나 터지고 봉사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이 줄었거든요. 그래서 더 힘들다고요. 계약직이 대부분인데 계약직 근무는 호봉으로 인정도 안해주고, 그 분도 전공자인데 일을 그만두고 싶대요."
박씨가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주변에서 느낀 문제들은 더 많았다. 꿈을 꾸고 큰 포부를 가진 전공자들이 복지관에 왔다가 결국 그만두게 되는 사연 말이다. 오직 일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낮은 임금을 받으며 버티는 복지사들의 사례도 있었다. 지원을 받는 정부기관에 찍히지 않기 위해 부조리를 참으라고 말하는 센터장들의 심각한 사례도 있다고 했다.
주위에 함께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코로나 시기 극심한 과로와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박씨는 정부가 복지사들의 번아웃 인정하고 치료의 의무를 법제화하고 인권센터와 트라우마 관리센터를 정부가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박이슬 사회복지사는 마지막으로 이런 제안을 했다.
"복지 혜택을 퍼주는 것이라 생각하면 안 돼요. 나와 내 가족도 받을 수 있는 것이 사회서비스라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행복하지 않은 자가 행복을 줄 수 없는 일이죠. 대선후보들이 꼭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130만 명의 사회복지사가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된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