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진의원들이 이준석 당대표에 대해 "해당 행위" "비상식적"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직접 만나 대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사퇴 압박'에 나서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 대표는 "조심 좀 하라"면서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4일 오후 5시께 국회 부의장실에서 중진의원 모임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 대해선 '당대표로서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맞다. 당대표 제1임무는 정권교체 선봉장이 되는 것이다. 이 대표의 지금까지 발언을 보면 당의 분란을 조장하고 해당 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에 중진들이 이 대표를 만나 분명히 짚어야 한다. 그리고 돌아오면 우리가 환영하겠다' 그렇게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당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황급히 바람직한 수습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후보 중심으로 단합해야 하고, 당의 쇄신과 선거대책위원회 쇄신 방안에 대한 후보 의견을 존중한다는 (지난 3일) 의원총회 결론을 재확인했다"며 "이 대표와의 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빠른 시일 내 중진들과 이 대표가 대화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보여준 최근 궤적은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매우 비상식적이라는 데 대해 중진들이 의견을 같이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 빠른 시일 내 수습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 연장선에서 이 대표와의 직접 만남을 통해 허심탄회한 대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불편한' 이준석 "내가 말할 줄 몰라 안 하는 게 아냐"
이런 움직임에 이준석 대표는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께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권 사무총장의 "해당 행위"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회의 공식 의견인지, 개인 의견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말을 너무 쉽게 한다"고 꼬집었다. 정 국회부의장의 "비상식적" 발언과 관련한 질문에는 "저는 말을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니까 조심 좀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재선의원들도 긴급 회동에 나섰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동 결과에 대해 "내일(5일)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기로 했다"며 "정권교체라는 국민의 명령과 열망을 제대로 수행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점, 분열·갈등한 점에 대해선 통렬히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정권교체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해당 행위를 하는 발언과 행동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제해줄 것을 결의했다. 선대위나 당 지도부에 대한 의견은 내일 의원총회 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를 겨냥해 (발언)한 건가"라는 질문에 김정재 의원은 "특정인을 겨냥해 한 건 아니고, 말 그대로다"라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특히 의원들, 당 지도부에서 이런 발언을 하고 행동하는 것은 부적절해 자제해주길 결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의원 회동에서 이 대표에 대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는지 묻는 말에 김 의원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그런 얘기가 많이 나온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그런 이야기는 내일 의원총회에서 하기로 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