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이후 1년여 동안 군부에 의해 비무장 시민 1469명이 사망하고 1만 1554명 이상이 체포를 당했으며, 수배자가 1966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월에는 '쿠데타 1년'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 연대집회'가 벌어진다.
한국미얀마연대, 경남이주민센터, 경남미얀마교민회는 16일 오후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연대 일요시위"에서 정치범지원협회(AAPP)의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2월 1일 발생한 미얀마 군부쿠데타는 이날까지 350일째다. 미얀마 출신 이주민과 한국 시민사회는 매주 일요일마다 곳곳에서 '민주주의 연대 집회'를 벌이고 있으며, 이날 창원에서는 46번째 열렸다.
이날 일요시위는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와 아웅 묘우 경남미얀마교민회 부회장이 진행했고, 묵념부터 했다.
AAPP 발표를 인용한 이들은 "이는 정확한 숫자가 아니라 더 많은 시민들이 희생됐다는 주장도 나온다"며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며 희생하고 있는 모든 분들을 기억하며 묵념한다"고 했다.
이철승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미얀마 쿠데타군부가 카야주 로이코시를 '죽음의 땅'으로 내몰고 있다. '교전 중 사망한 정부군의 복수를 하겠다'는 이유로 민가에 포격을 이어가는가 하면 전기와 수도까지 모두 끊어버렸다"며 "죄 없는 로이코 일반 시민들은 군부의 폭주에 삶의 터전을 버리고 황급히 피란길을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13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정부군은 지난 8일에 이어 11일에도 러시아에서 수입한 MI-35 공격용 헬리콥터를 이용해 로이코 도심에 무차별 포격을 가했다"고 했다.
이어 "최근 로이코시에서 이어지고 있는 시민방위대와 소수민족 카렌니국민방위군(KNDF)이 쿠데타군과 교전을 벌여 20명의 정부군이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에서는 피난민(이재민)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철승 대표는 "미얀마 피난민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우리는 국제 난민보호단체를 통해 여섯 차례 걸쳐 모금을 통해 갖가지 물품을 지원했다"며 "올해도 계속해서 모금 운동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했다.
46번째 일요시위는 공연과 경과보고, 발언 순서로 진행되었다. 장계석 민중가수(창원민예총)가 "타박네야"와 "사노라면"을 불렀다. 장 가수는 "우리나라에서 1970, 80년대에 민주화 현장에서 많이 불렀던 노래다"며 "미얀마에서도 빨리 봄혁명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네옴 경남미얀마교민회 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친주, 까야주, 싸까인 등 전국적으로 시민방위대와 쿠데타군 사이에 격렬한 전투가 매일 벌어져서 부상자와 사망자가 많이 증가하고 마을주민들이 불법으로 체포되고 죽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 주에는 카렌민족해방군(KNU)과 쿠데타군부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피난민들이 증가하고 추운 날씨에 산이나 국경지대 곳곳에서 힘들게 상황을 지내고 있다"며 "지난 달부터 중심으로 최소 10만여 명의 주민들이 집을 떠나 숲속에 숨어들었다"고 했다.
네옴 회장은 "국제사회에서 미얀마 국민들을 위하여 국민통합정부(NUG)를 정식으로 인정해달라"며 "민주주의 봄혁명의 승리를 위해 미얀마 시민들은 군경의 총탄 앞에서도 저항운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송순호 경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연대사를 통해 "미얀마 시민들은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멈추지 않고, 군부에 대항하고 있고 그만큼 군부의 공포정치와 탄압의 강도도 세지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희생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기만 하다"고 했다.
그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쿠테타인지, 평화를 갈망하는 세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너무나 오랜 시간 지옥같은 상황에서도 미얀마의 민주화와 군부쿠테타 종식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께 경의를 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송 의원은 "머나먼 한국 땅에서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고 응원을 하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미얀마에세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시민들과 쿠데타 군부세력의 살인적 폭력을 보면서 분노와 눈물을 삼키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 일요시위에 참여를 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은 "더 자주 참여하고 더 열정적으로 지지와 연대를 펼치지 못함에 미안한 마음이 앞설 뿐"이라며 "하지만,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를 위한 영웅적 투쟁에 깊은 감명을 받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군부독재에 맞선 한국 민중들이 민주주의 쟁취를 하였듯이 미얀마에서도 반드시 군부독재를 몰아 내고 미얀마 시민들이 미얀마 민주주의가 승리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한편, 미얀마 쿠데타 1년을 맞아 오는 2월, 세계 20개 나라 도시에서 "미얀마 봄혁명을 위한 세계 시민 연대집회"가 열린다. 한국대회는 2월 13일 창원역 광장에서 열린다.
이철승 대표는 "2월 13일은 미얀마 민족영웅 아웅산 장군의 탄신일로, 의미 있는 날이다"며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이날 창원에서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했다.
16일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집회"가 부산, 울산 등지에서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