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을 민간화해 나가면서 적절한 경쟁도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사회복지 종사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경쟁'을 강조하면서 '코딩' 공부를 권했다. 처우개선 관련 공약을 서면으로 발표한 뒤 나온 발언이었다.
윤 후보는 18일 서울 영등포구 사회복지사협회에서 열린 사회복지사들과의 간담회에서 "여러분의 역할이 복지 국가 달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여러분이 현장에서 일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고, 또 하는 일에 비해 처우에 대해서도 많은 문제가 있다는 현실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여러분 역할에 상응하는, 사회적으로 마땅한 처우도 함께 가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동일노동, 동일임금' 관련 질문이 나오자 윤 후보는 "사회복지사들이 공공기관이나 기업에 소속돼 일하는데, 소속한 기관마다 일은 똑같은데 기관의 재정 여건에 따라 처우가 천차만별인 그런 시스템은 공정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동일 업무에 대해선 같은 처우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해당 간담회에 앞서 이날 국민의힘은 '사회복지종사자 단일임금체계 도입' 등 관련 공약을 서면으로 발표했다. 사회복지종사자에 대해 단일임금체계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낮은 급여체계를 개선하고, 사회복지종사자의 신변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한편, 사회복지연수원을 설치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초점이 '경쟁'으로 옮겨져
윤 후보 발언의 초점이 '경쟁'으로 옮겨간 것은 한 종사자가 사회복지서비스 관련 일자리 확대 방안을 묻자 이에 답변하면서 시작됐다. 윤 후보는 "사회복지서비스는 꼭 취약계층에만 주는 것이 아니다. 국민 전체에 대해 복지가 공급될 때는 규모의 경제라든지, 여러 효율성을 많이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며 "(사회복지는) 근본적으론 시장경제로 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복지서비스로 제공되는 것이지만, 그 안에서도 적절히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도의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사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복지서비스를 확대해 우리가 그렇게 (효율을 높이고) 하면, 사회적 기업이 많이 창출되고, 이것이 많은 일자리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 자체가 또 하나의 성장이 된다"며 "일자리를 구해 보수를 받는다면 그 자체가 GDP(국내총생산) 창출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복지가) 현금이 아니라 서비스 중심으로 간다면 성장과 복지, 두 개의 지속 가능한 목표를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코딩'을 공부하라는 발언도 나왔다. 또 한 종사자가 "청년 사회복지사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라고 묻자, 윤 후보는 "사회복지사를 평생의 직업으로 선택한 여러분들, 정말 선택 잘하셨다 생각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이 이런 선택을 한 것이 기특하기도 하고 참 고맙다"고 한 뒤, "사회복지사 자격을 따는 데 어려운 과정을 많이 거쳤겠지만, 사회복지사가 앞으로 더 전문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하나의 '원 플랫폼'으로 국민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국가의 책임이고, 세금을 거둔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앞으로 여러분이 소위 코딩이라고 하는 컴퓨터 알고리즘도 공부해야 할 것 같고, 이 분야를 더 전문적이고, 효율성이 아주 높아지는 분야로 잘 키워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협회 측에 사회복지 관련 공약을 전달하는 순간에도 '경쟁'과 '효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로 경쟁을 유도해나가며 더 전문화해나가고, 효율성을 높여줘야 재정 지출 대비 국민이 느끼는 복지의 질이 올라가지 않겠나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