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학자.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에서 빙하로 과거 기후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과거는 미래의 열쇠입니다. 미래 이산화탄소 농도를 예측하기 위해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빙하 속에 기록된 80만 년 동안의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 기록을 여러분께 읽어드리겠습니다.[편집자말] |
지구과학에는 '지구의 과거는 현재를 아는 열쇠이며, 미래의 지구를 내다볼 수 있는 창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구의 미래를 알기 위해 과거 기후와 오늘날의 기후를 연구합니다. 기후학자들은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미래 기후를 어떻게 예측했을까요?
국제연합(UN) 산하 협의체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기후학자들이 그동안 발표한 논문들을 종합해 주기적으로 기후에 관한 보고서를 만들어 발표합니다. 이를 IPCC 보고서라고 하며 2021년과 2022년 두 해에 걸쳐 IPCC 제6차 보고서가 발표됩니다.
지난해 8월 IPCC는 6차 보고서의 첫 번째 파트로 기후변화의 자연과학적 근거에 대해 다룬 내용을 먼저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지구 표면 온도 변화에 대해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지구 기후 변화에 관해 기술할 때 산업화 (1850~1900년) 시대 이전과 비교했을 때 얼마만큼 지구 온도가 증가했는지 봅니다. 산업혁명은 인류 활동에 의해 급격히 기후가 변화되기 시작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IPCC 제6차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09°C 상승했습니다.
작은 변화가 계속 쌓여 기존에 우세하던 현상이 깨지고 새로운 현상으로 바뀌는 임계값을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라고 합니다. 이 시기에 도달하면 더 이상 이전으로 되돌릴 수 없습니다. 이 티핑포인트에 대해 아직 명확히 정의 내릴 수 없지만,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C 이상 상승할 때 이 티핑포인트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언제 지구 평균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게 될까요?
IPCC 6차 보고서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양에 따른 지구 평균 온도 변화에 대한 시나리오가 들어 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저탄소 배출에서 고탄소 배출에 이르는 5개의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이 많은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배출했을 때 (그림의 빨간색 선) 2021~40년 사이에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을 달성하게 되고, 2100년에는 약 4.4℃(3.3~5.7°C 범위) 상승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반대로 탄소 배출량을 극도로 낮출 경우엔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하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지구의 티핑포인트를 막기 위해선 그림의 하늘색 선과 같은 시나리오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를 달성하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부터 탄소 배출량을 감소해야 하고 2050년대에 탄소 중립에 도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탄소 중립이란 탄소 배출을 전혀 하지 말자는 뜻이 아닙니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배출한 탄소를 포집 기술로 흡수해 지구 대기로 배출하는 순 배출량(net-zero)을 0으로 만들자는 말입니다.
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온은 어떻게 변할까요? 1월 18일 기상청에서 발간한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 2020'에 의하면 고탄소 시나리오의 경우 2100년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7℃까지 온도가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반대로 저탄소 시나리오 경우 2100년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이 2.6℃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IPCC 보고서는 지구 평균 기온이 2℃를 넘어설 경우 재앙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지구 온도가 1.5℃ 이상 상승하면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지난해 11월 <네이처>에서 IPCC 리포트에 참여한 과학자 92명을 상대로 기후 위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시행했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60% 이상의 과학자들은 온실기체 감축에 대한 정책 수립과 실행이 충분치 않아 지구 표면 온도가 2100년이 되면 산업화 이전 대비 3℃ 이상 증가할 것으로 회의적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덧붙이는 글 | IPCC 제 6차 평가 보고서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