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국민의당 유세차량 사고로 숨진 희생자들의 빈소를 찾았다. 이들은 상주 역할을 맡은 안철수 후보를 만나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날 광주와 전주, 청주를 거쳐 원주에서 유세를 마친 윤석열 후보는 곧바로 천안 단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오후 9시쯤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에게 "함께 대선에서 경쟁하고 있는 안철수 후보께 이런 안타깝고 불행한 일에 대해서 인간적인 면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힘은 못 되더라도 마음의 위로를 드렸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약 20분간 단 둘이 만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윤 후보는 "혹시 여러분(취재진)께서 추측하는 그런... 오늘 이 장소가 장소인 만큼 다른 얘기는 나누질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안 후보 사모님도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상황이어서 빠른 쾌유를 빌었다"고 말했다. 김병민 대변인은 "딱 두 분만 말씀을 나누셨다"며 "독대는 20여 분 정도"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이재명 후보가 도착했다. 수행인원 없이 홀로 빈소를 방문한 그는 '어떤 말씀을 나누셨나' '두 분이 따로 대화하신 것 맞나' '단일화 관련 이야기도 나눴나'고 묻는 취재인에게 "미안합니다"라는 답변만 반복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후보는 이날 낮 서울 서초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유세현장에서 연설을 하기 전 희생자들을 기리고, 부상자의 쾌유를 비는 묵념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보다 앞서 조문을 온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있어서는 안 될 희생이 생겨서 몹시 충격을 받았다"며 "누군가 정치인을 돕다가 희생되는 분들이 있다. 그런 일을 지금 안철수 대표님이 겪게 돼서 위로의 말씀을 많이 드렸다"고 했다. 그 역시 "저 자신도 그런 얘기를, 너무 말씀을 드리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극도로 자제했다"며 정치 현안에 관한 대화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에선 목포와 여수 유세 중인 심상정 후보를 대신해 배진교 원내대표가 조문했다. 그는 "비록 선거운동 기간이지만 목숨보다 소중한 게 어디 있겠나"라며 "특히 선거운동을 함께하는 모든 운동원들이 동료고 시민이기 때문에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선거운동을 지휘하는 한 사람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안 후보께) 힘든 시기일 텐데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고 위로의 말을 전달했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전날 유세버스 내 일산화탄소 유출 사고로 천안에서 2명이 숨지고 원주에서 1명이 중태에 빠지면서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했다. 상주를 자처한 안철수 후보는 16일 페이스북에 "저를 도와주시던 두 분께서 너무나 안타까운 사고를 당하셨다"며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 유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제대로 된 사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의당 등 다른 정당들은 국민의당의 사정을 배려해 이날 유세 현장에서 율동과 노래를 사용하지 않았고, 각각 선거운동 방식, 매뉴얼 등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지시로 지역별 날씨 상황에 따라 아침 출근인사를 취소하는 등 탄력적으로 선거운동을 진행한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