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언론·시민단체가 결성한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는 1월 25일 출범일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뉴스, 유튜브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충북민언련에서 23일 발표한 보고서의 축약본이며, 전문은 대선미디어감시연대 홈페이지(http://www.ccdm.or.kr/xe/moniotr_2022/309497)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기자 말
지난 15일 공식 대선 후보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면서 충북권 언론에도 관련 기사가 적극적으로 보도됐다. 지상파 3사는 5일간 CJB청주방송 10건, KBS충북 11건, MBC충북 9건의 보도를 내놨다. 2월 14일(월) ~ 18일(금) 사이에는 여전히 후보의 네거티브 여론전을 그대로 중계하는 보도 행태가 있었던 반면, 유권자의 선택을 돕는 의미 있는 보도도 여러 건 발견돼 선거 보도에 대한 방송사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방송뉴스, '4파전·VS' 대결 구도 강조
대선 선거운동 시작 전날인 14일(월)에는 청주 상당구 재선거 관련 보도가 지상파 3사에서 일제히 나왔다. 지양해야 할 언론의 보도 행태가 모든 리포트에 고스란히 등장했다.
지상파 3사는 경쟁 구도를 부각하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3사 리포트의 제목에서부터 대결 구도를 강조하는 '4파전·VS' 등의 구태의연한 표현들이 등장했다.
언론은 별다른 고민 없이 관성적으로 전쟁용어를 선거보도에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언론의 기사 작성 습관은 선거를 승자·패자를 결정하는 전쟁이나 싸움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승자나 패자가 된 정치인이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네거티브 확성기 역할 자처한 언론
후보들의 함량 미달 발언이나 상대 후보를 무분별하게 헐뜯는 언사를 그대로 기사에 옮겨내며 네거티브전의 확성기 역할을 하는 보도 행태도 눈에 띄었다.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 청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출정식 기사에는 양당의 네거티브전이 고스란히 뉴스에 담겼다.
MBC충북에서 15일(화)에 나온 <"정책도 모른다"vs"좌파정권 종식" 선거전 돌입> 보도는 제목부터 네거티브전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같은 날 KBS충북 <충북 정치권 선거운동 시작…대선 체제 돌입> 보도도 거의 동일한 멘트가 들어갔다. 불필요한 네거티브전을 벌이는 정치인들의 말을 언론이 그대로 보도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보도는 유권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할 뿐이다. 언론은 정치인이 하는 발언의 적절성을 판단함과 동시에 부적절한 부분은 배제해야 한다.
정책·공약 중심 보도, 소수정당 다룬 보도 잇따라
이 기간에는 유권자 선택을 돕기 위해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소개하는 방송 보도가 속속 발견됐다. 그러나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인지 점검해주는 보도는 없었다.
MBC충북은 <선택 2022> 기획보도 시리즈를 통해 대선후보들의 충북 공약을 집중 보도했다. CJB는 14일 '뉴스브리핑' 코너(<이재명·윤석열 충북 공약, '비슷한 큰 그림'>)에서 이재명·윤석열 충북 공약을 비교했다.
소수정당을 다룬 보도도 있었다. 선거 보도가 극단적으로 양당 위주이며, 소수정당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CJB가 18일 단신 보도에서 간략하게나마 노동당 이백윤 후보의 환경 공약을 전했다. 해당 소식을 다룬 충북권역 언론사는 CJB가 유일했다.
대선에 가려진 지방선거 우려
신문에서는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대선 관련 보도량이 소폭 상승했다. 14일과 15일은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슈가, 이후에는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지역을 방문하며 꺼낸 각종 '지역 맞춤' 공약이 보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과 더불어 거대양당이 대선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지선 출마예정자들의 선거 운동을 제한했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는 지선 선거구 획정을 2달 이상 미루고 있다. 언론은 이렇듯 지방선거가 대선에 가려지고 있는 형국을 비판했다.
2월 17일 충청타임즈 2면 <대선만 관심 … 지선 선거구 획정 뒷전>, 2월 18일 충청타임즈 2면 <오늘 지선 예비후보자 등록 `맥빠진 총성'>, 2월 18일 중부매일 11면 사설 <지방선거 '실종' 이대로 괜찮은가>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 비판하며, "지방선거가 그 자체로 움직일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거대양당만을 조명하는 신문사
모든 신문보도가 거대양당에 특히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그 중 동양일보가 가장 심각했다. 중부매일은 다른 신문사에서 언급하지 않은 국가혁명배당금당까지 언급했고, 충북일보는 타 신문사에 비해 정당별 언급량 차이가 덜했다.
충북권역 신문보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당은 더불어민주당, 다음으로 국민의힘이었다. 언급 횟수로만 보면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보도 수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면의 크기와 내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신문사가 그림1처럼 거대양당에게는 지면의 75% 가량을 내어주며 비율까지 반반 맞추는 정성을 보였으나, 이외의 당은 짧게 언급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모니터 대상 : 2022년 2월 14일(월) ~ 2월 18일(금) 동양일보, 충청타임즈, 충북일보, 중부매일, KBS충북(월-금 뉴스7), MBC충북(뉴스데스크 충북), CJB청주방송(CJB 8뉴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http://www.ccdm.or.kr/xe/moniotr_2022), 미디어오늘, 미디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