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안을 선보였습니다.
민주당은 27일 늦은 밤,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개혁안'을 만장일치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발표했지만 대선 경쟁상대인 야당과 국민이 호응해줄지는 미지숩니다.
정치개혁안은 크게 세 가지 분류로 나뉩니다.
민주당이 첫 번째로 '국민통합 정부'를 위해서 여야 협의로 국무총리를 추천하는 '국무총리 국회추천제와 국민내각, 여·야·정 정책협력위원회, 초당적 국가안보회의, 사회적 대타협 위원회는 야당으로서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나 마찬가집니다.
여당인 민주당이 172석, 절대다수를 차지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민통합 정부를 하겠다고 제시한 항목들은 야당이 호응한다 쳐도 민주당 주도로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국민통합 국회'를 위해서 위성 정당을 방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추진, 지방선거 3인 이상 중대선거구제 도입 등은 그동안 민주당이 국민에게 수차례 약속했다 스스로 약속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대선 전까지 어떤 실천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입니다.
세 번째 국민통합 개헌도 마찬가집니다.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민주당이 국민을 상대로 여러 선거에서 수차례 약속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당이나 국민이 선뜻 손을 잡아주기에는 미덥지 않습니다.
특히 민주당이 27일 의원총회를 마치고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일단 발표 자체에서부터 앞뒤 말이 맞지 않는 등 진정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민주당에서는 3가지 정치개혁안을 "대선 이전에 바로 추진할 것은 하고, 대선 이후에 추진할 것들은 그것대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당론'으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 이어진 설명에서는 '대선 직후' 6월 지방선거에 적용이 필요한 법안부터 개정하고 '대선이 끝난 직후엔' 세부 개혁안을 마련하겠다고 부연해 앞에서 약속한 '대선 이전 추진'은 쏙 빼버렸습니다.
결국 대선이 끝난 뒤에 정치개혁안을 처리하겠다는 공수표나 마찬가지로 이렇게 해서는 호응해줄 야당도 믿어줄 국민도 없을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하고 그 뒤 흐지부지했던 게 한 두 번이 아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그 점에 대해 일관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열흘.
민주당은 그동안 본인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판단한 법안들을 국회에서 '독자적으로' 밀어붙였던 것처럼 대선 이전에, 대선이 끝나도 정치개혁안을 실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면 그들의 제안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불과 얼마전에 민주당이 개혁안이라고 내 놓았던 '국회의원 같은 지역구 3선 연임 금지'도 이후 어떻게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민주당이 대선 투표일을 코앞에 두고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기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던 것처럼 앞으로 '열흘 동안' 정치개혁안을 위한 후속 조치를 스스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대선 당선자가 누구냐로 결정 날 것이라는 게 민주당 발표를 지켜 본 첫째 날 국민 여론일 것입니다.
또한 이번 민주당의 정치개혁안 당론 채택이 너무 '정치'에만 몰입해 '국가균형발전' 등 미래를 위한 정책 제안이 빠졌다는 점은 뼈아픕니다.
국민의힘을 포위하겠다는 욕심에 정의당과 국민의당에게만 국민통합의 길로 함께 가자고 했지, 정작 국민을 상대로는 어떠한 제안이나 요청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국민 입장에서 진짜 '정치개혁안'이 될 수 있는 '기득권 포기안'이 제시될 수 있을지는 온전히 집권여당의 몫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대전뉴스(www.daejeonnews.kr)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