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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눈길에도 운전을 해야하는 걸까? 투표소 가는 첫길부터 험난하다.
이런 눈길에도 운전을 해야하는 걸까? 투표소 가는 첫길부터 험난하다. ⓒ 모래마녀
 
나는 미국에 있는 국외부재자로 재외선거권이 있어 20대 대통령 선거에 투표할 수 있다. 재외선거로  투표를 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 

1. 재외선거인 등록 신청을 하고, (2022.01.08까지)
2. 재외공관에 가서 투표를 하면 된다. (2022.02.23-2022.02.28) (참고: 재외국민 투표가 처음인 경우 2021.10.10-2022.01.08 국외부재자 신고를 먼저 해야한다.)


1번은 온라인으로 할 수 있지만 문제는 2번이다.

50개 주가 있는 미국에 한국영사관은 총 11개 주에, 14곳에 있다. (캘리포니아 주나 텍사스 주처럼 넓고 한국 사람이 많아 영사관이 2곳인 곳도 있다.)

나처럼 11개 주 이외에 사는 사람은 투표를 하려면 영사관이 지정한 투표소로 가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내 경우 시카고가 제일 가까웠다. 집에서 시카고 투표소까지 숨도 쉬지 않고 경찰에 걸리지 않는, 꾸준한 과속을 해야 5시간 30분 정도만에 도착할 수 있다.

5년 전 19대 선거 때는 아무 불평없이 했다. 포털사이트에 올라 오는 뉴스와 페북 등 SNS을 통해 듣는 소식에 부채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내가 짱돌 던지던 세대도 아니고, 독립운동 후손도 아니며 명망 있는 정치가와 친구 사이도 아니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으로, 부모로, 책임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유모차 타는 아이까지 포함해 아이 세 명을 데리고 1박 2일 투표 여행을 다녀왔다. 너희들이 크면 우리 가족이 5표인데, 지금은 2표 밖에 안된다고 하면서.

포털로 보는 기사, 이상한데? 

그런데 포털로 보는 민심, 특히 코로나와 백신에 대한 여론을 보면서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한국 마트의 방역패스가 불편하다고, 이런 건 잘못됐다는 여론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사는 동네에 방역패스 따윈 없다. 그냥 안 쓰고 다니고 내가 알아서 챙겨야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백신 안 맞으면 해고 당할 수 있다. 자비 따윈 없다고.'

일례로 6년째 미국 최고 병원으로 선정된 메이요클리닉(Mayo Clinic). 6만 3000명을 고용하고 2021년 매출이 $156억달러(약 한화 18조)에 달하는 병원에서, 코로나 백신을 안 맞은 사람들은 전면 해고했다. 또한 2020년 HR이나 전산통계 등 원거리 근무가 가능한 부서들의 건물 자체를 폐쇄하며 재택 근무로 전환해버렸다. 이들은 아직까지도 회사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업무효율을 돕기 위해 사무실에서 사용했던 개인 의자, 컴퓨터를 집으로 가져가게 한 것이 아량이라면, 아량이다. 

미국의 질병관리본부가 손수건을 접어 마스크로 쓰는 방법을 알려줄 때, 나는 대한민국에서 마스크를 받을 수 있었다. 손수건에 고무줄 껴서 마스크를 끼고 화장실 휴지를 사는 미국인들 틈바구니에서 물, 우유를 사러 가는 나는 대한민국이 얼마나 능력있고 안전한 선진국인지 몸소 깨달았다.

지금은 돌파 감염이 일어나는데 왜 백신을 맞아야 하냐고 되묻는 기사를 한국 포털사이트에서 보게 되다니. (백신을 맞으니 안 죽고 중증으로도 안 가는 건데!) 솔직히 백신을 안 맞을 자유를 논하는 것을 보고 놀랬다. 전쟁 났는데 군대 안 갈 자유를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나의 속사포 폭격에도 남편은 꿋꿋이 버티며, 1박 2일 투표 여행을 감행하겠다고 했다. 그의 정성에 설득당했다.

'하긴, 포털의 사각지대에서 당신처럼 우직하며 지혜로운 사람들이 많을거야.'

곰의 탈을 쓴 여우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코로나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기타 등등 산적한 문제들을 지혜롭게 해결하겠지. 

"그래, 남편아, 가즈아! 투표하러!"
 
 시카고 총영사관 재외투표소
시카고 총영사관 재외투표소 ⓒ 김현경
 

#재외국민선거#미국에서대선투표#1박2일투표여행#투표소가는길#시카고재외투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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