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최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월한 미사일 역량과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고, 어떠한 위협도 빈틈없이 막아낼 한국형 아이언 돔과 미사일 방어체계도 든든하게 구축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경북 영천 충성대 연병장에서 열린 '육군3사관학교 제57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면서 "우리 육군의 목표는 '비전 2030'의 추진으로 미래형 전투 강군이 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아미 타이거 4.0'이 전력화되고, 정찰 드론과 인공지능이 전황을 분석하여, 무장 드론과 무인 차량으로 적을 공격하게 될 것"이라며 "방탄 헬멧과 방탄복, 개인화기까지 첨단기술을 접목하여, 전투 능력과 작전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워리어 플랫폼'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사관생도들에게 "청년 장교 여러분이 바로 새로운 전투체계와 전략을 운용할 주역"이라며 "최고의 군사전문가가 되어 '한계를 넘는 초일류 육군' 건설에 앞장서고, 우리의 국력과 군사력에 걸맞은 책임 국방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주역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으로서는 12년만에 육군3사관학교을 찾은 문 대통령은 이날 3사 졸업 및 임관식에 임석함으로써 건군 이래 최초로 5개 사관학교의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앞서 문 대통령은 2018년 육군사관학교, 2019년 해군사관학교, 2020년 공군사관학교, 2021년 국군간호사관학교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했다.
"어떠한 상황에도 스스로 지켜낼 힘 갖춰야 한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군을 더욱 강하고 스마트하게 만들고 이끌어갈 477명의 육군3사 '백린' 생도들의 졸업 및 임관을 직접 축하하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고된 군사훈련과 학과 과정을 마치고, 문무를 겸비한 청년 장교로 거듭난 여러분의 졸업과 임관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축하한다"면서 "477명의 강인하고 늠름한 정예 장교가 대한민국의 국군으로 우뚝 서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날 졸업 및 임관식이 열린 '충성대'와 관련해 "여러분의 어깨 위에는 충성대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빛나고 있다. 충성대는 신라 화랑들이 심신을 수련하며 삼국 통일의 꿈을 키웠던 곳이자, 한국전쟁 당시 수많은 청년들이 목숨을 걸고 낙동강 방어선을 지켜냈던 곳"이라며 "호국영령의 얼이 깃든 이곳에 1968년, 육군3사관학교가 설립되었다. 그동안 충성대를 거쳐간 15만8천 명의 장교들은 투철한 사명감으로 나라와 국민의 안보를 지켜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이제 여러분 차례다"며 "'조국·명예·충용'의 교훈 아래 그동안 갈고 닦은 무예와 전문지식, 충의롭고 용맹한 기백을 마음껏 펼치며 조국 수호의 소임을 완수해줄 것을 명령한다"고 축사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튼튼한 안보의 토대 위에서 이룬 것"이라며 "북핵 위기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강한 국방력이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안보의 부담이 가장 큰 나라"라며 "당장은 남북 간의 전쟁 억지가 최우선의 안보 과제이지만, 더 넓고 길게 보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상황 자체가 언제나 엄중한 안보환경이다.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지켜낼 힘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 세계 6위 국방력... 최첨단 과학 기술군으로 진화"
국제사회에서 우리 군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질서가 요동치고, 강대국 간 갈등이 표출되면서 세계적으로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안보가 되고 있고, 국경을 넘는 신종 테러 등 비전통적 안보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세계 6위의 국방력을 갖추고, '국방 개혁 2.0'을 통해 최첨단 과학 기술군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조기경보기, 이지스함, 고성능 레이더는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초음속 순항미사일, 고위력 탄도미사일, F-35A를 비롯해 유사시에 대비한 초정밀 타격 능력 또한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지난해에는 세계 여덟 번째로 최첨단 초음속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1호기를 출고했고, 세계 일곱 번째로 SL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육군3사 청년 장교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육군3사관학교 1기 고(故) 차성도 중위는 수류탄에 몸을 던져 전 소대원을 구했다. 13기 고(故) 박춘태 대위는 지뢰를 밟은 척후병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다"면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참된 지휘관의 모습을 보여준 선배들이다"고 소개했다.
이어서 "청년 장교들에게 당부한다. 자신보다 부하 장병을 먼저 생각하며 솔선수범하는 지휘관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한사람, 한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생각하며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진정한 전우애는 서로를 아끼고 배려할 때 커진다. 강한 군대는 전 장병이 굳건한 전우애로 혼연일체가 될 때 완성된다"며 "지휘관부터 병사까지 모든 장병이 긍지와 자부심으로 뭉칠 수 있도록 인권이 존중받는 선진병영문화를 함께 만들어나갑시다"고 제안했다.
"조국과 국민에 헌신하는 삶 선택... 조국이 보답할 것"
축사의 끝부분에서 이날의 주인공인 졸업·임관생들에 대한 소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은 "육군3사관학교는 세계에서 유일한 편입학 사관학교"라며 "생도들은 충성대에 모이기까지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고,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았다. 오늘 임관하는 57기 중에는 병사와 부사관을 거쳐 군번이 세 개가 된 졸업생도 일곱 명이나 된다"고 알렸다.
이어 "여러분은 편안하고 안락한 삶 대신에 조국과 국민에 헌신하는 삶을 선택했다"며 "결코 쉬운 길이 아니지만, 충성벌을 달구었던 열정을 잊지 않고 두려움 없이 전진한다면 명예와 보람이 함께하는 길이 될 것이고, 조국이 여러분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또 "개성 넘치는 생도들을 하나로 묶어준 것은 남다른 도전정신과 뜨거운 애국심이었을 것"이라며 "지난 2년, 고된 생도 생활을 함께 이겨낸 것처럼 앞으로도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덧붙여 "국민들도 힘찬 응원을 보내주실 것이다. 여러분의 앞날에 영광이 가득하길 빈다"고 축사를 맺었다.
한편, 이날 학과와 군사훈련 성적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임관 장교에게 수여하는 대통령상은 김재현 소위가 수상했으며, 국무총리상은 김현성 소위가 수상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부모님들을 대신해 임관 장교들에게 계급장을 직접 수여했다.
행사장에는 육군의 '워리어플랫폼' 유·무인 장비와 현무 미사일, 차륜형 장갑차 등 첨단 장비를 전시해 현재와 미래 육군의 발전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