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8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겨냥해 "사람들의 머리를 빌린다는데, 그렇게 빌릴 머리라도 있어야 하지 않나"라고 비난했다. 이는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가 최근 윤 후보를 향해 "최소한 어떤 머리를 빌릴 것인지는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한 표현을 차용한 것이다. 연일 정치개혁을 통해 안 후보에게 구애하고 있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까지 보폭을 맞춘 것으로 읽힌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역 광장 유세에서 윤 후보를 향해 "국가의 인프라 투자와 기업의 일상적인 경제 활동도 구분 못하는 실력으로 어떻게 경제를 살리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사람들의 머리를 빌린다는데, 사람들 머리를 빌릴 머리라도 있어야지 않나"라며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건 무능하고 무책임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리더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라며 "히딩크 감독을 봤지 않나. 똑 같은 선수들이고 감독만 달랐는데 전혀 다른 성적을 냈다"고도 언급했다.
이는 앞서 안철수 후보가 했던 표현과 거의 같다. 안 후보는 지난 7일 한 정책간담회에서 윤 후보를 의식한 듯 "대통령이 모든 걸 다 알 필요 없고, 머리는 빌리면 된다는 얘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라며 "대통령이라면 전문가 머리를 빌릴 만한 머리가 있어야 한다"고 발언했다. 안 후보는 지난 23일 울산 유세에서도 "대통령이 전문가들 중에서 제대로 아는 전문가를 뽑을 머리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며 "그런 머리 안 가지고 있는 대통령은 또 엉터리 전문가 뽑아서 우리나라 망가뜨린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우회 거론하며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이 후보는 "제가 주가지수 5000 포인트 달성 얘기했더니 누가 웃던데, 현재 상태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만 없으면 가능하다"라며 "주가 조작을 안 하면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 9일은 이재명이나 윤석열 대통령을 결정하는 날이 아니다"라며 "통합으로 가느냐, 아니면 정치보복이 횡행해 또다시 누군가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함'를 외치는 상황으로 가냐는 두 가지 갈림길"이라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