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비호감 선거라는 악명으로 출발한 제20대 대선. 유례없는 여론조사 혼전을 거쳐 안철수 후보가 TV 3차 토론을 끝낸 후 윤석열 후보와 사전투표 하루를 남겨둔 다음날 공식적으로 단일화를 발표해 최종 구도가 정해졌다.
단일화 성사 뉴스가 각 캠프에 전달되면서 윤석열 후보 캠프는 대선 승리를 확신하는 축제 분위기였던 반면,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는 국민의당 탈당이 이어지며 내홍이 격화되는 분위기였고, 이재명 후보 캠프에서는 단일화에 따른 유불리 판세와 향후 선거전략을 수정하며 긴박한 하루가 이어졌다.
두 후보 단일화는 유권자에게 충분히 소통되지 않았다. 두 후보 중심 단일화에 대한 유권자의 움직임이 다음날 사전투표 첫째날과 둘째날 경이적인 사전투표율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시간대별 사전투표율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와 비교해 3월 4일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사전투표 투표율은 대략 0.2%p 높게 출발했으며 이런 추세는 쭉 이어져 첫째날 17.6%를 기록하여 11.7%를 기록한 19대 대선보다 5.9%p 높았다. 둘째날도 첫째날과 마찬가지로 높은 투표열기를 반영해 최종 36.9%를 기록했다. 직전 대선과 비교해 10.9%p 높은 수치다.
권역별 사전투표율
제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이 전반적으로 제19대 대선 사전투표율보다 높지만 시도와 권역별로 나눠보면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다. 공교롭게도 안철수 후보가 사퇴함에 따라 금번 대선은 2012년 치러진 대선과 유사한 양강 구도로 재편되었다. 진보와 보수로 강한 결집이 이뤄지면서 광주·전라 권역과 경북이 높은 사전투표율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구는 직전 대선에서도 사전투표율이 높지 않은 추세가 '사전투표 조작설'과 맞물려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한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 사면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전투표율에 나타난 민심은 역대 최고 비호감 선거에 따라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대선 막판 김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 선언하며 2012년과 유사하게 진보와 보수가 강하게 결집한 구도로 재편되면서 투표율이 높아졌다.
이에 더해 사전 투표를 하루 남겨두고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재외국민 투표의 일부표가 유권자 표심과 달리 왜곡되고 무효표가 되면서 이 소식을 접한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였다. 세 차례 걸친 TV 토론 후 안 후보가 갑자기 사퇴하면서 안 후보와 윤 후보에 대한 역풍이 불면서 역대 최대 사전투표율로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