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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고치를 찍은 20대 대선 사전투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또다른 '어나더 레벨'을 기록한 호남의 사전투표율이다. 유일하게 50%를 넘긴 전남은 51.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전북(48.6%)과 광주(48.3%)도 50%에 육박했다.
역대 최고치를 찍은 20대 대선 사전투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또다른 '어나더 레벨'을 기록한 호남의 사전투표율이다. 유일하게 50%를 넘긴 전남은 51.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전북(48.6%)과 광주(48.3%)도 50%에 육박했다. ⓒ 네이버 화면캡처
 
3월 4일과 5일 이틀 동안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 36.9%를 기록했다. 사전투표가 진행된 이래 최고치다. 이전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 아니다. 2017년에 치러진 제19대 대선(26.1%) 때보다 무려 10.8%p나 높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2020년 제21대 총선(26.7%) 때보다도 10.2%p나 높다. '어나더 레벨'이다.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번 사전투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또다른 '어나더 레벨'을 기록한 호남의 사전투표율이다. 유일하게 50%를 넘긴 전남은 51.4%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전북(48.6%)과 광주(48.3%)도 50%에 육박했다. 40%대를 넘긴 다른 광역 지자체는 세종(44.1%)과 경북(41.0%) 뿐이었다. 전남은 최저치인 경기(33.7%)에 비해서 무려 17.7%p나 높았다. 경기의 사전투표율도 이전 사전투표율 최고치보다는 한참 높은 수치다.

전남·전북·광주 등 호남의 사전투표율은 약 50%. 이같이 놀라운 호남의 사전투표율의 배경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물론 유권자들 개별의 선택 이유는 제각각일 수 있지만, 지역 민심의 흐름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에 역대급 '넘사벽'의 기록을 만든 호남의 사전투표율에 담긴 함의가 무엇인지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에 들어봤다.

"호남의 역대급 사전투표율은 수도권에 보낸 '위기 신호'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3월 6일 유튜브 방송 <오마이뉴스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해 '역대급 호남 사전투표율'의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3월 6일 유튜브 방송 <오마이뉴스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해 '역대급 호남 사전투표율'의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 오마이뉴스

3월 6일 유튜브 방송 <오마이뉴스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박구용 교수는 이같은 호남 민심에 대해서 크게 세 가지로 해석했다.

첫째, 수도권의 가족과 지인에게 '지금 위기'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이다. 둘째, 민의를 외면·왜곡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항거다. 셋째, 호남의 균열을 노리며 (떡고물'을 던져주면서) 조롱하고 모욕하는 언론과 기득권 세력에 대한 반격이다.

-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의 가장 큰 특징은 호남이 전국 평균보다 10%가량 높게 나왔다는 것인데. 그 배경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우선은 호남 사람들이 뭔가를 말하고 싶어한다. 지금 우리가 굉장히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언론이 호남 사람들의 의견과 의지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 같다. 지난 6개월 동안의 대선 레이스에서. 

본인들이 갖고 있는 이번 대선에 대한 입장이나 주요하게 보는 포인트 등이 전혀 대변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대선 투표일 전에) 서둘러 우리(호남)의 입장을 (외부에) 표현하고 싶어한 것이라고 본다."

박 교수와의 인터뷰 도중 실시간 채팅창으로 (호남) 시청자들의 댓글이 쏟아졌다. "안철수 단일화 때문에 화가 나서 (사전)투표장으로 갔다", "호남의 민심에 불을 지폈다"며 본인이 사전투표를 한 까닭에 대해 설명하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박 교수는 말을 이어갔다.

"주권자 (대선에서) 크게 생각하는 건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다. 그렇다면 대선후보들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해나갈 것인가?를 (민심과) 대비시켜줘야 하는데... 

(제대로 된) 언론은 존재와 당위의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현실과 이상을.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기도 하고, 표현하기도 하고, 대변해주기도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언론은 지나치게 하나의 프레임, '누가 정권을 차지할까'라는 프레임만으로 대선을 주요 내용을 뒤집어 씌우고 있다."

- 흔히 한국의 언론지형을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표현하는데, 그에 대해 호남이 사전투표로 얘기한 게 아닐까. (호남의 역대급 사전투표율을) 언론에 대한 항거로 볼 수 있나.

"저는 그렇게 본다. 언론과 우리나라 지배계층의 공통된 특징이 하나 있다. 의식의 지체현상이다.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기존의 프레임으로 한국 사회를 재생산하려고 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새로운 사회 주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사안별로 연대하면서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사람들의 특징이 스스로 언론이고자 한다는 것이다. 내 스스로 나를 대변하는. '내(우리)가 언론이다'는 것이다. 촛불집회 때 '혼자 온 사람들'이라는 깃발을 본 적이 있다. 그게 바로 '내가 나를 대변한다'는 거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친 뒤 손에 기표 도장을 찍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광주 북구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마친 뒤 손에 기표 도장을 찍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 광주의 경우 19대 대선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약 7%p가량 높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호남 평균을 50%로 잡으면 전국 평균보다 약 13%p나 높다. 이번에 특별히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호남 사람들이 역대 투표에서도 다른 지역에 비해 투표율이 높았다. 자신들의 (정치적인) 의사 표시도 적극적이다. 그런데 정치권과 언론에서 (지역 민심을) 대변해주지 않으면, 직접 우리의 의사를 밝히고 스스로 대변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지는 건 당연하다. 이번이 그런 경우라고 본다.

심지어 호남이 마치 변한 것처럼 (왜곡된) 프레임을 많이 씌웠다. 사전투표 첫날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광주에) 오니까, 대학생들이 많이 모여들었다며 대대적으로 보도한다. 이런 면만 부각시키는 건 언론이 교묘하게 호남 사람들의 뜻을 왜곡시키려는 것밖에 안된다. 

윤석열 후보의 복합쇼핑몰 공약이나 언론 보도도 그렇다. (그것 때문에 호남의 표심이 좌지우지된다는 건) 호남을 우롱하는 것이다. 그런 걸로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고, 그런 게 대한민국을 움직이는가? 물론 복합쇼핑몰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호남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나 언론이) 그런 걸 대통령선거의 주요 이슈로 삼는 건 호남을 모욕하는 일이다. 그래서 호남사람들이 '어, 그래? 그렇다면 그게 아니라는 걸 보여줄게'라고 한 거라 본다. (호남 사전투표율을 높인) 마지막 결정타는 안철수의 행동(단일화)이었다고 본다."

※ 유튜브 방송 <오마이뉴스TV>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한 박구용 교수의 인터뷰 전체 영상은 여기에서 볼 수 있다. ☞ [전체 보기] https://youtu.be/hfVHG5w14jg

#사전투표#대통령선거#호남민심#박구용 교수#오연호가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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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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