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지역에서 첫 '치유농업사'가 탄생했다는 소식이다.
주인공은 충남 예산군 덕산면에서 '오색꽃차 충의치유농원'을 운영하는 안기화(60)씨다. 치유농업사는 지난해 3월 시행된 '치유농업법'에 따라 신설된 국가자격증으로, 관련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전문가다. 농업활동을 통해 식물과 교감하며 다친 마음을 달래고, 신체·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대상자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구성한다.
치유농업사는 농촌진흥청이 지정한 양성기관에서 142시간 교육을 이수해야 응시할 수 있다. 첫 시험이었는데도 지원자가 많아 입학조차 쉽지 않았다고 한다.
"충남에는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 산학협력단 1곳이 있는데 정원 40명에 26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6:1이 넘었어요. 방송통신대 농학과를 다니며 치유농원을 운영하고 있고 복지원예사와 꽃차마이스터, 아동요리지도사 등 다양한 민간자격증을 갖고 있는 점 등을 서류로 갖춰 제출했죠. 합격한 뒤 7~10월 교육을 받고 시험을 준비하며 눈코뜰새없는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10~11월은 저희 농원 체험프로그램 신청이 많은 시기거든요. 그래도 공부하는 게 재밌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치유농원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 10월이다. 수 년 전 힘겨운 시기를 보내다 꽃의 빛깔과 촉감에 매료돼 자연이 가진 치유의 힘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 농장을 찾은 위기청소년이나 장애인 등 여러 계층과 함께 밝은 에너지를 나누고 있다.
기화씨는 "우울감을 안고 있는 사람은 햇볕 아래로 나오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해소가 돼요. 몸을 움직여 식물을 가꾸고 수확해 무언가 만드는 과정 자체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거예요. 내가 심은 꽃과 채소가 자라는 걸 보며 자존감도 키울 수 있죠. 치유농업은 크게 마음의 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과 치매 등 인지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치료·재활을 위한 목적으로 나뉘어요. 다 똑같은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게 아니라 생애주기와 장애정도 등을 고려해 더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거예요"라며 단발성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잡초를 뽑을 때 '내 마음 속 근심도 같이 뽑는다'고 생각해요. 그럼 하기 싫은 일도 마음 가볍게 할 수 있어요. 제가 바라는 건 이 세상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줄어드는 거예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