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성적표가 솔직히 아쉽습니다만, 저와 정의당에 대한 민심의 평가인 만큼 겸허하게 받들겠습니다."
카메라 앞에 선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3초간 침묵한 뒤 무겁게 입을 뗐다. 예고한 때보다 40여 분 늦은 시각인 10일 0시 41분, 서울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 개표상황실을 찾아서다. 10일 1시 6분 현재, 전국 개표율이 64.75%인 상황에서 3위를 기록한 심 후보의 지지율은 2.26%로 집계됐다.
심 후보는 "이미 각오하고 시작한 선거였다"면서 "(선거운동 중) 지지율이나 유불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 정의당의 역할에 대해 소신과 책임을 갖고 말씀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평등과 기후위기, 정치개혁과 다원적 민주주의를 의제로 이끌어냈고, 성평등을 우리 사회 보편적 가치로 분명하게 세워냈다"며 "그 가치를 기반으로 정의당, 다시 뛰겠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후보는 "비호감 선거로 격화된 진영 대결 가운데서도, 소신 투표해주신 지지자 여러분의 깊은 뜻을 가슴에 새길 것"이라며 "그리고 정말 맨주먹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선거운동 해주신 당원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지난 2017년 19대 대선에서 6.17% 득표율을 기록했었다. 진보정당 대선후보로 얻은 역대 최고 득표율이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는 2002년 16대 대선에서 3.89%를, 2007년 17대 대선에선 3.01%를 얻은 바 있다.
예상을 밑도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든 정의당의 고민은 깊어졌다. 오는 6월 1일 치러질 전국지방선거에 대비한 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결과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애초 세웠던 계획이나 이런 것을 기준으로 두기보다는, 대선 결과에 따른 새로운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선대본은 오는 10일 해단식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