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라디오방송사업자 선정이 또다시 '안갯속'에 빠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는 16일 성명을 내고 "사업자 선정 지연을 더이상 지켜볼 수 없다. 3월 안에 선정 결과를 발표하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2월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새 사업자 선정을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도로교통공단(TBN)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보도를 포함한 종합편성이 가능한지에 관한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그 뒤 벌써 한 달 가까이 됐지만, 방통위는 여전히 '깜깜이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법률자문을 담당하는 3군데 법무법인에 의견을 구해 사업자격 법적 검토를 마쳤다는 소문이 돈다. 하지만 신규사업자 선정이 차기 전체회의에서 안건으로 상정된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사업자 공모 실무를 담당했던 방통위 지상파정책과 실무진들이 3월 초 인사이동으로 바뀌면서 공무원들도 업무 인수인계로 분주한 모양새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법률 자문 중이고, 몇 군데에 자문을 맡겼는지 여부는 말해줄 수 없다. 빠른 시일 내에 법적 검토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는 "3주라는 시간은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심사하더라도 충분한 시간"이라며 "경기방송 지부 조합원 뿐 아니라, 공모에 참여한 사업자, 그리고 만 2년 동안 지역 방송을 잃어버린 경기도민에게 결정 지연 이유를 설명해야 할 방통위의 책임이 방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기방송 지부는 "과거 iTV 재허가 거부와 OBS 선정 사이에 걸린 시간은 두 번의 공모를 포함해도 1년 4개월이었다. 자본금, 종사자, 시설장비 등 사업 수행 요건이 이보다 더 적은 라디오 사업자 선정과정이 이렇게 길어지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기방송 폐업에 따른 FM 99.9㎒ 방송 정파 사태가 만 2년째를 맞았지만, 후속 사업자 선정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설왕설래는 무성하다. 특히 대선과 맞물려 누가 선정될 것인가를 놓고 정치적 의도를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하다.
경기방송 지부는 "방통위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는 이유가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 때문이라는 오해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며 "이런 이유라면 6월 1일 지방선거의 결과까지 보고 선정하겠다는 더 큰 오해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1380만 경기도민은 흑묘 백묘의 유불리보다 조속한 방송 재개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행정을 기대한다"며 빠른 선정결과 발표를 촉구했다.
경찰청 산하 준정부기관인 도로교통공단이 보도권을 갖게 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사업자 공모 이전부터 있었다. 법률 검토 결과 도로교통공단이 부적격 판정을 받을 경우, 2위 사업자인 OBS경인TV에게 사업이 돌아갈지 여부도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