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임용식을 갖는 166명의 신임 경찰 경위·경감들에게 "경찰은 국가의 도움이 필요한 국민이 가장 먼저 만나는 국가의 얼굴"이라며 "국민들은 언제 어디에서든 경찰이 보호해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 믿음을 지켜내는 것이야말로 여러분의 존재 이유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충남 아산에 있는 경찰대학에서 열린 '2022년 신임경찰 경위·경감 임용식'에서 청년 경찰들에게 이같이 당부하면서 "부단한 훈련과 교육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격려와 축하를 보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현장 대응 능력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면서 "최근 '경찰관 직무집행법'이 개정되어 보다 적극적인 직무수행이 가능해졌다. 국민이 든든하게 믿을 수 있도록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적 약자 보호'에 각별하게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과 아동에 대한 위협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노인과 장애인에 대한 비정한 범죄도 그치지 않고 있다"며 "선제적 예방과 적극적인 수사, 피해자 보호를 위한 촘촘한 대응체계를 갖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신종 범죄 대응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인공지능·드론·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범죄 예방과 수사는 물론 미래 과학 치안을 위한 연구·교육과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를 선도하는 조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덧붙여 안보수사 역량 강화에도 힘써주길 당부하면서 "2024년 국정원 대공 수사권 폐지에 대비해 테러·방첩·산업기술까지 업무영역과 조직 확장 등 국정원과 협업 강화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제 경찰의 희생과 헌신만을 요구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정부는 경찰의 막중한 책임에 걸맞은 예우와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문 정부 출범 이후 ▲민생치안 역량에 직결되는 치안 인프라 확충 노력 ▲인력충원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경찰 활동을 뒷받침하는 법과 제도 마련 ▲승진제도와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건강관리체계와 순직·공상 경찰관에 대한 예우 강화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런 후 문 대통령은 "(경찰의) 처우 개선과제가 여전히 적지 않지만, 그 혜택은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경찰의 중단없는 개혁을 뒷받침하는 정부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찰의 변화'란?
문재인 대통령은 이같은 격려와 당부에 앞서 첫걸음을 내딛는 166명의 청년 경찰들에게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과 자유를 보호하는 영예로운 임무가 여러분에게 주어진다"면서 "힘든 훈련과 교육과정을 완수해낸 청년 경찰 여러분이 참으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서 14만 대한민국 경찰이 민주 경찰, 인권 경찰, 민생 경찰로 거듭나고 있고, 국민의 안전과 일상을 더욱 굳건히 지켜주고 있음을 자세히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1월 국가수사본부 출범으로 경찰의 수사 능력을 강화하고 책임감을 높였으며 ▲'여성청소년 강력수사팀'과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을 신설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에 적극 대응 ▲N번방·박사방 사건을 비롯한 디지털성범죄와 서민경제 침해사범, 부동산투기사범을 특별 단속해 엄정하게 수사 ▲나아가 불법 촬영물의 신속한 삭제와 차단을 지원하여 피해자 보호 등을 성과의 예로 들었다. 그 결과, "2017년 50만여 건이던 5대 강력범죄는 2021년 42만여 건으로 감소했고, 국민의 체감안전도에서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전면 시행된 자치경찰제와 관련해 "지역 주민들에게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치안행정과 자치행정의 협력이 더 긴밀해지면 주민을 위한 보다 두터운 치안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교통안전에 대한 경찰의 집중적인 노력으로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2016년에 비해 32% 감소하여 통계 작성 이래 최저를 기록했으며, 특히, 어린이 사망사고는 66%나 감소했다"고 했으며, "코로나 극복에도 앞장섰다. 비대면 경찰 서비스를 확대했고, 교민수송 지원, 경찰교육원 시설 지원, 릴레이 헌혈 동참, 백신수송과 역학조사 지원까지 방역망 곳곳을 지켜주었다"고 성과를 제시했다.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찰의 변화는 국민 권익 보호와 피해 회복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라며 "접수와 내사에서부터 수사진행, 영장신청, 종결·보완까지 치안 행정의 전 영역에 걸친 인권보호시스템이 갖춰졌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성과로 "집회 현장의 '대화 경찰'은 시민들과 소통하는 집회시위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경찰과 검찰 사이에서 국민의 불편을 초래하는 이중 조사가 줄어들고 한 해 46만 명에 이르는 국민이 피의자라는 굴레에서 신속히 벗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인권은 경찰의 기본가치"라며 "이제 경찰 수사에서 인권 침해라는 말이 사라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인권을 위한 경찰의 성찰과 실천은 치안 현장의 변화로 이어졌고, 치안 서비스를 경험한 국민 10명 중 8명이 경찰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응답했다"며 "치안고객 만족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라고 평가헀다.
덧붙여 "오늘 청년 경찰 여러분도 '인권 경찰 다짐'을 선서했다"며 "지난 5년, 개혁에 매진해온 경찰의 노력에 격려의 마음을 전하며 청년 경찰 여러분이 인권수호의 주역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경찰'이란 명예·자긍심 잊지 말길"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 마지막에서 "삶의 궤적은 각자 다를지라도 오늘 여러분은 같은 제복을 입은 대한민국의 당당한 경찰관이다"라며 "이제 여러분은 현장으로 간다. 국민 안전을 수호하는 길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힘든 순간마다 여러분 곁에 국민의 믿음과 기대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길 바란다"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경찰'이라는 명예와 자긍심을 잊지 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여러분의 시선이 언제나 국민의 눈높이와 마주하고 여러분의 심장이 국민의 마음과 맞닿아 있을 때 누구도 가질 수 없는 영광과 보람을 느낄 것"이라며 "여러분이 걷는 길에 국민의 신뢰가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축사를 끝맺었다.
한편, 이번 임용식에서는 경찰대학 제38기, 경위 공개경쟁채용자 제70기, 경력경쟁채용자(변호사) 제9기 등 166명이 임용됐다. 임용자 가운데 경찰대학 성적 최우수자 서연준 경위와 경위 공개경쟁채용자 성적 최우수자 서영우 경위가 각각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또 문 대통령은 임용자 중 대표(경력경쟁채용자 이현배, 경찰대학 정연철, 경위 공개경쟁채용자 박재석) 3명의 양어깨에 직접 계급장을 부착해 주었으며, 김정숙 여사는 임용자 대표에게 축하 꽃다발과 임용자 전원에게 부토니에(단추 구멍에 꽂는 꽃)를 선물하며 신임경찰관들의 첫출발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참고로, 부토니에는 청년경찰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하고, 현장의 어려움 속에서도 정정 당당하게 소임을 다하라는 의미로 프리지아(새로운 출발)와 아스트란시아(보호)로 구성했다고 청와대 측이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