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군수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역정가가 출렁이고 있다. 유력했던 주자의 불출마 선언이란 변수가 등장하자 셈법이 복잡해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양상이다.
황선봉 예산군수는 지난 23일 군청 중회의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세론을 굳히며 3선 도전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무난하게 당선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던 상황에서 지역정가에 충격을 안겼다.
예산군수선거는 이번에도 양당 대결을 펼치는 리턴매치다.
민주당은 '첫 진보정당 군수'를 당선시키는 기회로 만들겠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상대당 후보가 누구든 황 군수와 견줘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해 볼만한 싸움'이라는 기대감이 깔렸다. 예비후보자 공모를 17일 1차에 이어 23일 2차까지 마무리한 결과 김영우 예산미래포럼 상임의장이 단독으로 출마했지만, 추가적인 인재영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학민 예산홍성지역위원장은 "(황 군수가 불출마를 선언한) 23일 김 후보와 원로당원, 출마자들이 모여 긴급 지역위원회 회의를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번도 민주당이 군수된 적이 없는데, 좋은 시기가 왔다. 지지율이 가장 높던 현직군수가 불출마를 선언해 누구한테나 열려있는 기회가 왔다. 이 기회를 잘 살려 민주당이 반드시 군수를 만들어내자' 결의를 다졌다"며 "김 후보도 훌륭하지만, 그러려면 후보를 더 발굴하자는 취지로 의견을 모았다. 시간을 두고 더 추천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4월 말 이전 지역별로 후보선출을 완료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자천타천으로 후보들이 늘어 당내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김용필 전 충남도의원과 오진열 전 대흥면장에 더해, 방한일 충남도의원이 조만간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표 국회의원을 보좌하는 최재구 보좌관도 등판이 가시화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주변에서 여러 말씀들을 듣고 있다. 여론을 청취하며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 군수의 의중이 담긴 이른바 '황심'이 '당심'을 움직여 경선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의 불출마 선언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김 전 의원은 "지난 8년간 주민복지와 행정은 잘된지 모르겠지만, 인구는 홍성이 10만명을 육박하는데, 우리는 7만8000명대로 떨어졌다"며 "바닥에서 '변화가 나타나야 된다', '연세도 많으시고, 3선까지 가면 예산발전이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역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 젊은이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떠나는 것"이라고 각을 세웠다.
반면 다른 3명은 "예산을 위해 더 큰 일을 해주셔야 하는데 군민의 한사람으로서 아쉽다. 박수받을 때 나가야된다는 말씀을 존중한다. 후배가 군수님의 군정발전의지를 잘 이어 군민을 잘 모시며 예산발전을 위해 뛰겠다(방한일)", "용기있는 결단을 존중·존경한다. 지금까지 잘 하신 것은 자타가 인정하는 부분이다(오진열)", "어려운 결심을 하신 진의를 상당히 높이 산다. 안타깝지만 존중한다(최재구)"고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국민의힘은 기초지방자치단체장 공천방식으로 경선을 원칙으로 삼아 1회 이상 토론회, 당원투표 50%+여론조사 50% 합산방식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