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당선인측 "굉장히 안정적"…고령 지적은 일축
'2배수 압축' 임종룡, 끝내 고사한 듯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류미나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정부 초대 국무총리 후보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 측은 한 전 총리에 대한 인사 검증을 이번 주 초 일찌감치 마무리했으며, 별다른 결함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 전 총리와 충분히 소통해왔다"며 "인사 발표 후 국무위원 제청권에 대해 논의하고 의견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전 총리가 굉장히 안정적"이라며 "지난 수요일(30일) 당장 발표할 수 있을 정도로 무르익은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당선인 대변인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신임 국무총리 후보 확정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까지 (총리 후보가) 내정된 바 없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내부에서 올해로 73세인 한 전 총리의 나이가 부담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윤 당선인은 오랜 공직 생활에서 얻은 그의 경륜과 식견을 더 높이 샀다고 한다.
김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이나 내각을 운영할 때 나이가 아니라 국민의 민생을 책임지고 살필 수 있는 능력과 전문성, 역량이 기준"이라고 했다.
전북 전주 출신의 한 전 총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정통 관료의 길을 걸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국무총리 등 요직을 맡았다.
이후로도 이명박 정부에서 주미대사,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무역협회장을 지냈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3일 오후 총리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당일 오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뒤 귀경해 직접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전 총리 발탁에는 경제통이라는 점 및 경륜과 함께 호남 출신으로, 통합에도 부합한다는 측면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7년 이미 총리 후보자로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무난히 통과한 점도 여소야대 청문정국에서 장점으로 꼽혀왔다.
이런 가운데 발표 전 윤 당선인과 한 전 총리 간 만남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집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후보자(로 거론되는) 분 중에 어떤 분도 만난 분은 없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도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내일 윤 당선인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와 함께 최종 2배수에 올랐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총리직을 끝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검증에도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임 전 위원장과 한 차례 만나 국가를 위해 봉사해달라며 공직 복귀를 요청했으나, 임 전 위원장은 완곡하게 고사 뜻을 밝혔다고 한다.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임 전 위원장이 민간에 남고 싶어 한다"며 "기존 입장을 오늘까지 번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임 전 위원장은 총리뿐 아니라 경제부총리 후보군으로도 거론돼 왔지만, 당장 한 전 총리와 '경제원팀'을 구성할 부총리로 합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윤 당선인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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