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3월 "시대가 변했다"면서 용퇴 의사를 밝혔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관련기사 :
86세대 김영춘 "시대가 변했다, 정치 그만둔다" http://omn.kr/1xx3z)에 이은 또 다른 86세대의 퇴장이다. 김 전 장관이 은퇴 선언에 앞서 6.1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됐던 것과 같이, 최 전 수석도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혀 왔다.
최 전 수석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저는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둔다"면서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근 20년을 정치를 해왔다.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믿었다"면서 "그 믿음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정세균 총리의 덕과 실력, 공인의 자세를 부러워하며 성장의 시간을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와 원칙, 선한 리더십을 존경하며 도전의 시간을 함께 했다"면서 "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퇴장한다"고 밝혔다.
특히 최 전 수석은 "첫 출마를 하던 20년 전의 마음을 돌이켜봤다.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정치인은 단언을 꺼려한다. 마지막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정치를 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라면서도 "단언하건대 저는 이제 정치인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다만, 최 전 수석은 "그동안 함께해 온 많은 분들이 있다. 너무 많은 빚을 졌다. 잊지 않고 두고두고 갚겠다"면서 당 안팎에서 계속 정치를 해나갈 이들에 대한 미안함도 표했다.
이에 대해 그는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시나리오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재명 후보의 앞길을 지도로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민주당의 어려움도 눈에 펼쳐진다"면서 "굳이 은퇴라는 말을 쓰지 않는 까닭은 이 비상한 시국에 혼자 부려두고 가는 짐이 너무 죄송스러워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는 그만두지만, 세상을 이롭게 하는 작은 일이라도 있다면 찾겠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84학번)인 최 전 수석은 학생운동 기간 세 차례의 수배, 두 차례의 투옥, 세 차례의 제적 끝에 10년 만에 대학을 졸업한 대표적인 86세대 정치인이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남양주갑에 출마해 당선된 후 18·19대 국회의원 선거 때도 같은 지역구에서 내리 당선됐다. 20대 국회에선 2018년 서울 송파을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1대 총선 때 낙선한 후 2020년 8월 청와대 정무수석에 임명돼 2021년 4월까지 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