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주의 많은 벚꽃 명소 중에 벚꽃 구경 기회를 놓친, 지각생들을 위한 비밀의 화원이 한 군데 있다. 경주 동대봉산 무장봉 가는 길에 있는 암곡 벚꽃 터널이다.

암곡 벚꽃 터널은 경주 시내권 벚꽃들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하고, 꽃눈처럼 우수수 떨어질 무렵 활짝 개화하는 곳이다. 그래서 암곡 벚꽃 터널을 흔히들 꼭꼭 숨어있는 비밀의 벚꽃 터널이라고 한다.
  
 벚꽃 개화가 40% 이상 진행된 경주 암곡 벚꽃 터널 모습
벚꽃 개화가 40% 이상 진행된 경주 암곡 벚꽃 터널 모습 ⓒ 한정환
 
암곡 벚꽃 터널은 보문관광단지 경주 국립공원사무소가 보이는 곳에서 왼쪽 길로 진입해야 한다. 계속 가다 보면 손곡동 가는 길과 무장봉 가는 길로 나누어지는데, 무장봉 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암곡 벚꽃 터널이 있는 곳까지는 승용차로 10여 분 거리이다. 가는 도중 길이 세 갈래로 나누어지는 곳이 나온다. 오른쪽 길은 농기계 전용도로로 승용차가 진입하면 안 되니 주의해야 한다.

환상적인 모습의 비밀스러운 벚꽃 터널

경주 암곡 벚꽃 터널이 있는 와동마을은 억새 군락지로 유명한 동대봉산 무장봉 가는 길에 있다. 아름다운 동대봉산 주변 경관을 보며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면, 화사한 벚꽃 터널이 눈앞에 나타난다.

터널 길이가 350여 m로 조금 짧지만, 비밀스러운 벚꽃 터널을 처음 접하게 되면 환상적인 모습이라 아름답기 그지없는 곳이다. 경주 암곡 벚꽃 터널은 관광객들에게 그리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라, 인적도 차량도 별로 없는 한산한 모습이다.
 
 4월 5일 오후 5시경 찍은 경주 암곡 벚꽃 터널, 40% 이상 개화가 진행된 모습
4월 5일 오후 5시경 찍은 경주 암곡 벚꽃 터널, 40% 이상 개화가 진행된 모습 ⓒ 한정환
   
다른 곳은 벌써 활짝 개화하여 화사한 벚꽃의 자태를 드러내고 있지만, 여기는 이제 겨우 40% 개화율(4월 5일 오후 5시 기준)을 보이고 있다. 이번 주말이 지나고 4월 10일부터 활짝 개화가 예상된다.

같은 경주 권역이지만, 여기는 왜 이리 늦게 벚꽃이 개화하는지 궁금하여 주민 한 분을 만나 물어보았다. 암곡 와동마을에 20여 년 거주하면서 동네 반장을 맡고 계시는 이정미씨는 '여기는 한여름에도 해만 지면 기온이 급강하하여, 긴 옷을 입고 다녀야 할 정도로 음지이고 추운 곳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는 젊은 연인들과 7080세대들이 동대봉산 무장봉 드라이브를 목적으로 많이 찾는다. 벚꽃 철이 아니더라도 맛있기로 소문난 와동마을 구판장에서 판매하는 잔치국수와 인근 야생화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있어 일 년 내내 많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공기 좋은 한적한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이곳을 자주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무장봉은 드라마 선덕여왕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암곡 벚꽃 터널을 구경하고 해발 624m인 무장봉을 오르다 보면 무장사 터가 나온다. 무장사 터는 경주시에서 상당히 먼 거리에 있는 깊은 산골에 위치해 있다. 신라 문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병기와 투구를 매장한 곳이라는 뜻으로 '무장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병기가 필요 없는 평화스러운 시대를 열겠다는 문무왕의 결연한 의지가 이 절을 창건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골짜기가 깊다. 암곡마을도 햇빛이 들지 않는 어두운 곳이라 하여 어두울 암(暗) 자에, 골짜기 곡(谷) 자를 사용하여 암곡(暗谷)이라고 부른다.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있는 경주 암곡 벚꽃 터널 와동마을 쉼터 앞 모습
4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있는 경주 암곡 벚꽃 터널 와동마을 쉼터 앞 모습 ⓒ 한정환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억새 군락지로 유명한 무장봉 억새밭이 있는 곳이지만, 비밀스러운 벚꽃 터널도 차츰 많이 알려져 봄철에는 벚꽃, 가을이면 억새와 코스모스 길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암곡마을이다.

이번 주 4월 9일까지 경주 전역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 나들이에 지각했다면 실망할 필요가 없다. 10일부터 화사한 모습을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암곡동 벚꽃 터널로 향하면, 경주의 마지막 벚꽃을 마음껏 즐기며 만끽할 수 있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상북도 경주시 암곡동 683(덕동길 667) 와동마을
- 주차료 : 없음(와동마을 구판장 앞 또는 야생화 카페 주위에 주차하면 됨)

#경주 암곡 벚꽃 터널#경주 동대봉산 무장봉#경주 무장봉 억새 군락지#가장 늦게 피는 경주 암곡 벚꽃#드라마 선덕여왕 촬영지 무장봉 가는 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