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에 출마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의 잇따른 말실수에 대해 경쟁상대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6일 대구시청 이전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고 했다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일자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혼선이 있었다"며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제2대구의료원 건립에 대해서도 "지금 앉아서 하겠다, 안 하겠다 하기 어렵다"며 "시정을 인수하고 난 후에 전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홍 의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김재원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면서도 입장이 바뀐 것이 아니라 전달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한다"며 "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뀌고 번복을 하는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홍 의원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할 줄 모르는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김 예비후보는 "취수원 이전 역시 대구-구미-정부 삼자간 협정이 있은 지가 엊그제 인데 홍 후보는 이 또한 하루아침에 뒤집어놓았다"며 "말바꾸기와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홍 후보는 매우 위험한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험하고 즉흥적이며 자신의 안위가 먼저인 후보에게 대구시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면서 "홍 후보는 말 바꾸기 그만하고 대구시민을 더 이상 정치적 도구로 취급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한 정상환 변호사도 "신청사 이전은 시민들과 함께 민주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사업으로 충분한 민의가 반영돼 있다"며 "홍 의원이 신청사 재검토에 대한 의견을 굽힌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지난 3월 31일 대구시장 출마자리에서 국회의원 사퇴에 대해 '시장이 되고 난 뒤에 사퇴를 결정하는 거니까 시장이 되면 하겠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며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해명하고 신청사 재검토 발언도 성급하게 이야기했다가 하루 만에 번복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런 모습들은 홍 의원이 대구시의 현안이나 시장 선거 절차에 대해 제대로 고민해보지도 않고 함부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대구시장 자리를 단지 대통령 선거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내지 교두보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한민정 시당위원장도 성명서를 통해 "대구시민이 오랜 시간 공론화 과정을 거쳐 결정된 대구시청 이전에 대한 발언을 하루 만에 정정했다"며 "앞으로 할 발언에는 더욱 신중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또 홍 의원이 제2대구의료원을 시정을 인수한 후 재검토하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코로나19로 공공의료의 중요성이 더없이 부각되고 있다"며 "답변을 회피하는 발언은 진주의료원을 폐원한 전력이 있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 후보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시정을 인수한 뒤에 밝히겠다는 답변을 많이 했다"며 "대구시민은 후보들의 주요 정책과 미래 비전을 보고 누가 대구시장으로서 가장 적임자인지 판단할 권리가 있다. 이것은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하거나 '시장이 되고 나면 검토하겠다' 하고 '못된 질문'이라며 답변을 하지 않는 태도는 대구시민을 존중하지 않는 예의 없는 답변일 뿐 아니라 '못된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청사 이전 예정지인 옛 두류정수장 터가 있는 달서구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시 신청사 이전을 원안대로 추진한다'는 발표가 있어 다행"이라며 "대구시민의 합의 및 약속된 신청사 이전 건립은 앞으로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서구는 "신청사 이전 건립은 숙의민주주의를 거친 대구시민의 결실로 대구 균형발전 및 대구 비전 혁신의 새로운 역사적 산물"이라며 "대구시민의 미래 비전이 담긴 신청사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