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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8일, 스타벅스는 50주년을 기념하여 리유저블 컵 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날 스타벅스는 100만 개 가량의 리유저블컵을 준비했으나 대부분의 매장에서 오후 5~6시 정도에 수량이 동났다고 알려졌다.  

폭발적인 인기답게 당시 언론 보도도 많이 이루어졌다.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는 대부분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는 사실 전달과 현장의 모습을 담아내는 데 그쳤다.
 
한국경제/ '스타벅스 굿즈 공짜' 대란 커피 사려고 1시간씩 줄섰다 [현장+]
뉴시스/ 스타벅스, 오늘 하루 전국 매장서 다회용 컵에 음료 제공
뉴시스/ 1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대란'
매일경제/ 커피 주문 대기 7633명…대기 시간만 40분  전국 스타벅스 매장이 난리났다, 대체 무슨 일?
매일경제/ 커피 주문 대기만 7633명…스타벅스 굿즈대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위는 스타벅스 50주년 리유저블 컵 이벤트가 진행된 2021년 9월 28일부터 일주일간 보도된 뉴스 중 이벤트 관련도가 높고, 가장 많은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 상위 5개이다.

한국경제는 '스타벅스 굿즈 공짜 대란…커피 사려고 1시간씩 줄섰다 [현장+]'라는 기사 제목에서 알 수 있듯 "1시간씩 줄섰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본문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스타벅스 로고가 그려진 일종의 '굿즈'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심리에 매장을 찾는 이들이 많았다", "리셀(재판매) 움직임도 보인다.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는 해당 컵이 4500원선에 판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시스는 '1시간 기다리는 건 기본...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대란' 제목의 기사에서 "공짜 사은품을 얻기 위한 고객들이 한꺼번에 많은 양의 주문을 했다"며 '대란'을 부각시켰다. 이어서 뉴시스는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성 가치와 다회용 컵 사용 권장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려던 애초의 계획과는 달리 공짜 마케팅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에 대해 스타벅스 코리아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대란'이 공짜 사은품에 열광한 소비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매일경제 역시 '커피 주문 대기만 7633명…스타벅스 굿즈대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사를 통해 "행사 당일 스타벅스 매장마다 리유저블 컵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렸는데 일각에서는 그럴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며 소비자에게 화살을 돌렸다.

기사의 논조와 댓글의 반응은 궤를 함께했다. 5개 기사의 댓글 총 2750개를 파이썬(Python)을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 누리꾼들이 많이 쓴 단어는 스타벅스 551회, 사람들 333회, 저거 282회, 한심하다 162회, 커피 85회 순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 50주년 리유저블 컵 이벤트가 진행된 2021년 9월 28일부터 일주일간 보도된 뉴스 중 이벤트 관련도가 높고, 가장 많은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 상위 5개에서 추출한 댓글 2750개를 워드클라우드로 분석한 결과.
스타벅스 50주년 리유저블 컵 이벤트가 진행된 2021년 9월 28일부터 일주일간 보도된 뉴스 중 이벤트 관련도가 높고, 가장 많은 댓글이 많이 달린 기사 상위 5개에서 추출한 댓글 2750개를 워드클라우드로 분석한 결과. ⓒ 박성영
 
실제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스타벅스를 이용한 소비자를 비난하는 내용을 쉽게 확인해볼 수 있었다. 한 누리꾼은 "어차피 조금만 있으면 재활용 쓰레기장으로 갈 플라스틱 컵을 재활용 컵이라는 미명하에 벌이는 마케팅 놀음인데, 거기에 놀아나는 사람들도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당 댓글에는 8635명의 네티즌이 공감을 표했다. 또, 직접적으로 소비자들을 향해 "한심하다"고 비판한 댓글 역시 1000건 가량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이렇듯 사람들이 공감을 표시한 댓글에는 주로 '사람들이 문제', '한심하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런 결과는 "뉴스는 수용자에게 현실을 바라보는 하나의 틀을 제공한다"는 미디어학의 '프레이밍 이론(Goffman, 1974)'이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적용됨을 보여준다. 
 
 스타벅스 관련 기사에 달린 실제 댓글들
스타벅스 관련 기사에 달린 실제 댓글들 ⓒ 박성영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스타벅스 리유저블컵 이벤트의 책임은 스타벅스에 있는데 (언론들이) 소비자를 비판하는 방향대로 보도하다 보니 참여한 사람들이 비난을 받게 됐다"라며 "본질적인 부분이 가려지게 된 것은 언론의 책임이 상당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이 실제 환경 보호나 기후위기에 도움이 되는지를 검증하는 식으로 기사가 작성이 되었어야 했다"며 "해당 이벤트가 자원 재활용이 아니라 플라스틱 소비가 더 많이 되는 결과를 낳는다면, 언론이 이런 부분을 조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타벅스#언론#댓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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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 비워지고 채워지는 것에 대해 씁니다.

안녕하세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이해가 담긴 기사를 작성하는 최윤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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