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재산 증식 과정이 논란이 되고 있다. 추 의원의 재산은 최근 6년간 26억원이 늘었는데, 단순히 월급 저축만으로 늘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추 의원은 지난 2018년 증여를 받아 재산을 크게 불렸는데, 추가적인 해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회의원 정기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추경호 의원은 총 40억9438만원의 재산이 있다고 신고했다. 추 의원의 지난 2016년 신고 재산액은 14억6833만원이었는데, 6년간 26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국회의원 연봉이 평균 1억~1억50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급여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재산 증가폭이다.
추 의원은 2019년(2억8394만원 감소)을 제외하고는 매년 차곡차곡 재산을 불려왔다. 2017년 5억4379만원이 늘었고, 2018년에는 13억48만원이 급증했다. 2020년에도 1억7778만원, 2021년 4억3531만원, 2022년 4억5263만원 등 재산이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재산내역을 자세히 보면 2017년에는 목동 아파트 매도(13억9000만원) 등에 따라 재산이 일시적으로 늘었고, 2020년부터 2022년에는 강남 아파트 평가액이 급증한 것이 재산 증가의 주요 원인이었다.
눈여겨볼 시기는 현금 재산이 13억이나 증가했던 지난 2018년이다.
2018년 당시 추 의원과 가족들의 예금은 13억여원이나 늘었다. 추 의원의 은행 예금액은 기존 6694만원에서 5억4868만원, 추 의원의 배우자 예금액도 3억2357만원에서 8억5927만원으로 급증했다. 추 의원의 자녀(차녀)도 1820만원에서 2억9102만원으로 늘었다. 추 의원은 재산 증가 사유를 '급여 저축과 증여'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급여로만 늘었다고 보기 어려운 금액인 만큼, 추 의원이 누구에게 증여를 받았는지가 관심거리다.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보면, '부모 증여'로 보기는 어렵다. 추 의원은 지난 2016년까지 어머니 재산 내역도 함께 공개해왔는데, 재산 규모는 크지 않았다.
지난 2016년 재산내역을 보면, 추 의원의 어머니 재산은 모두 1500여만원(대구 서구 18㎡ 규모 도로 151만3000원, 은행 예금 1414만6000원)에 불과했다. 추 의원의 어머니는 2017년부터 '타인부양'을 이유로 재산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추 의원은 11일 오전 경제부총리 후보자 임시 집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는 자리에서 재산증식 논란과 관련된 질문을 받자 "청문회 때 다 말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