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 가입 절차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국의 농어민 단체들은 "CPTPP 가입을 저지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CPTPP는 이른바 '메가 FTA'이다. 가입국 간 상품무역 분야에서 최대 96%의 관세를 철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농수산물에 대한 보조금 폐지도 포함되어 있어 농민 뿐 아니라 어민들까지도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 전국쌀생산자협회, 한국낙농육우협회 충남도연합회, 충남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등 충남지역 17개 단체(아래 단체)는 12일 충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지금 당장 CPTPP가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단체에 따르면, 이날 기자회견은 CPTPP 가입 저지를 위한 충남대책위 발족 및 투쟁선포 목적으로 진행됐다.
단체는 "그간 우리 농어민을 절망으로 밀어 넣었던 개방 정책이 다시금 우리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신자유주의 수입개방 정책으로 우리 농어업인은 늘 홀대의 대상이었다"며 "우르과이 라운드, WTO, FTA, 등 전체 이익을 위해 농산물을 포기하라고 종용한 결과는 비참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빼앗길 것이 얼마 남지 않은 한국의 농수축산임업에 CPTPP가입은 해당 산업의 포기를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쌀, 양파, 마늘, 감자, 축산물, 수산물 등 국민의 보편적인 먹거리들이 개방에서 예외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일본은 한국의 가입 조건으로 후쿠시마산 농수축산물 수입을 내걸고 있다"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명진 충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는 "남들이 장에 간다고 따라가서 다음해에 농사에 쓸 씨앗을 팔지는 않아야 한다"며 "내년 농사를 포기하는 것은 결국은 굶어 죽는다는 것이다. 농업은 가장 대표적인 국가 주권이다. 최후의 보루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농민들의 삶의 질은 최악으로 떨어졌다. 20년 전에도 농민은 500만 명에 달했다. 농민들이 농사지을 권리를 박탈당하고 농사를 포기하면서 이제 겨우 100만 명 정도의 농민이 남아 있다"며 "CPTPP는 남아있는 농민마저도 몰살시키는 정책이다. 촛불정부라는 문재인 정부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현재 CPTPP 가입국은 일본, 캐나다, 호주, 멕시코, 칠레, 베트남 등 11개국이다. 전신인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 미국이 2016년 가입해 세력을 키웠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1월 탈퇴를 선언했다. 다음해 일본이 주도권을 갖고 CPTPP로 출범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