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영통도서관이 12일 한국도서관협회가 주최·주관하는 '제54회 한국도서관상'(단체 부문)을 받았다. 1969년 제정된 한국도서관상은 우리나라 도서관 발전에 이바지한 공적이 현저한 개인 또는 단체에 수여 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도서관상이다.
수원시의 한국도서관상 수상은 이번이 네 번째다. 수원시 선경도서관이 2006년(38회) 단체부문, 2018년(50회) 대상을 받았다. 2019년(51회)에는 수원시가 감사패를 받았다.
공공도서관에 대한 수원시의 애정은 유별나다. 수원시가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되는 도서관 주간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까지 10곳에 불과했던 공공도서관 수가 현재는 총 20개로 2배 이상 늘었다.
수원시는 시민의 문화적 욕구 해소와 책 읽는 도시를 위해 도서관을 대폭 늘렸고, 그 덕분에 열람실과 자료실, 문화행사 등으로 도서관을 찾은 누적 이용자는 연간 321만5763명에 달했다. 32만 명 이상이 도서 대출회원으로 가입했다. 지난해 연간 146만4367명이 383만7667권의 도서를 대출해 1일 평균 5083여 명의 회원이 1만3352권의 도서를 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원시는 연간 12억 원 이상의 예산을 도서구입비로 투입하면서 시민들에게 양질의 도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수원시도서관은 지난 3월 말 기준 총 299만9130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시민 1인당 장서 수로 환산하면 2.53권이다.
지하철 역사 이용한 책나루도서관, 희망 도서 서비스, 전집 대출 등 편리성 증대
수원시도서관은 양적 증가뿐 아니라 시민의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고안해 제공하며 발전해 왔다. 수원시는 "대출과 반납을 용이하게 하는 것은 물론 시민이 원하는 책을 신청하고, 전집류도 한꺼번에 빌릴 수 있는 등 도서관 서비스가 진화하며 시민과 책을 연결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역을 이용한 책나루 스마트 도서관이 대표적이다.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역사 한쪽에 도서 대출 및 반납기를 두고 언제든 도서 대출과 반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도서를 어느 역에서 찾아갈지 정해 대출 신청하면 해당 도서관에서 2~3일 이내에 책나루도서관에 가져다 두고, 이용자에게 문자를 보낸다. 현재 고색역 3번 출구, 성균관대역 3번 출구 및 환승주차장 연결통로 등 총 7개소에 마련돼 있다.
지역 내 서점 21곳과 연계한 도서관 희망 도서 신청 서비스를 통해 도서관에 구비되지 않은 새 책도 빌려볼 수 있다. 특히 '희망 도서 바로대출'의 경우 신청한 회원이 가까운 지역 서점에서 직접 책을 받을 수 있어 도서관에서 책을 구비하느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여준다. 이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1년간 2만2천여 권의 책이 이용자를 만난 뒤 도서관에 소장됐다.
버드내도서관은 올해부터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 쉽게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전집을 장기간 빌려주는 '전집 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버드내도서관은 올해 5차에 걸쳐 전집 대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도서관 인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50~200권 내외의 도서를 30일간 대출해 주는 단체대출 서비스도 있다.
또한, 수원시는 도서관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모바일 앱에 가족회원 등록 기능을 추가하는 등 효율적으로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원시도서관의 통합 전자잡지 구독 서비스는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더 편리한 잡지 탐독을 지원한다. PC와 모바일을 통해 215종에 달하는 국내 잡지에 게재된 기사뿐 아니라 과월호를 열람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온택트 시대에 걸맞은 도서 정보 서비스를 확대하고자 사서들이 직접 선정하고 제작한 '북트레일러' 영상을 도서관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하고 있다.
수원시도서관은 건물 밖 자연으로 확장하며 시민들에게 힐링을 선물하기도 한다. 광교호수 인근 숲속에 자리 잡은 광교푸른숲도서관은 광교호수공원과 광교신도시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위치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도서관 옆 녹지공간을 활용해 마련된 총 5개의 개별 공간인 '책뜰'에서 녹음을 즐기며 편안하게 숲속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세계유산 수원화성 창룡문 인근에 있는 창룡도서관은 도서관 주변 환경을 이용한 책 나들이 프로그램을 간헐적으로 운영한다.
수원학, 인권, 과학, 그림, 문학 등 특화주제로 깊이 있는 정보 제공
수원시 20개 공공도서관은 각각 특화된 주제가 있다. 특정 주제의 장서를 집중적으로 보유·관리하는 자료실을 운영해 깊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특화 주제는 수원학, 인권, 과학, 육아, 문학, 레저, 건강, 미술, 생태, 디자인, 철학, 그림책 등 중복 없이 매우 다채롭다.
개관 2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수원시 최초의 도서관 선경도서관은 향토자료를 중심으로 한 '수원학' 특화 도서관이다. 지난해 새롭게 리모델링해 쾌적해진 북수원도서관은 '그림'으로 특화돼 있다. 서수원 지역의 대표 격인 서수원도서관의 특화 주제는 '문학'이다.
이 밖에도 도서관별로 ▲중앙-노인·소외계층 ▲창룡-인권 ▲화서다산-과학 ▲호매실-육아 ▲한림-여행·레저 ▲버드내-건강 ▲대추골-청소년 ▲일월-생태·환경 ▲광교홍재-디자인 ▲영통-세계문화 ▲태장마루-철학 ▲광교푸른숲-힐링 ▲매여울-그림책 ▲망포글빛-경제 ▲슬기샘-트윈 세대 ▲지혜샘-환경·에너지 ▲바른샘-멀티미디어 등 주제가 특화돼 있다.
수원시도서관 관계자는 "수원시도서관은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민들이 삶을 재충전하고 고품격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고품질 도서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