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은 12일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활동가들을 찾아 "결국은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며 입법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송 위원장은 이날 오후 박진 사무총장, 김은미 교육협력심의관 등 인권위 관계자들과 함께 농성 현장을 약 20분간 방문했다. 그는 텐트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에게 "이젠 정말 (법 제정이) 익을 만큼 익었다"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송 위원장은 "독일, 영국 등 인권 선진국에서 평등법을 제정할 때 모든 국민이 아무 이견 없이 100% 찬성해서 평등법이 제정된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면서 "생각 있고 의식있는 분들이 앞장서서 평등법을 제정해주면 그것을 발판으로 해서 지금 같은 인권 선진국이 가능하게 됐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정치, 국회를 중심으로 올바르고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서 정당들이 결단을 내려주셔야 하는 문제"라며 "이 운동이 자양분도 되고 기폭제가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면담 도중 농성자 일부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두고 "장애인들을 향해 한 말이나 여성들을 향해 했던 말을 들으면 시민들은 공포를 느낀다"고 말하자 "별로 괘념치 않는 발언을 함으로써 자신들 주변의 동지를 결속시키는 수단으로 삼는다거나 하면 정말 안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차별금지법제정연대와 인권위는) 사실은 동지적 관계 아닌가. 비록 금액은 적지만 응원한다"며 직접 금일봉을 전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대표와 미류 책임집행위원은 전날부터 국회 앞에 텐트촌을 차리고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법 제정을 촉구하며 부산에서 서울까지 30일간 도보 행진을 하기도 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