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아들 정아무개씨의 경북대병원 병무용 진단서를 두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 후보자 사이에 사실공방이 벌어졌다.
신현영 의원은 19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정아무개씨의 진단서가 허위일 가능성을 지적했다. 신 의원은 "병사용 진단서에 기록된 '요추 6번'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척추 부위"라며 "군 입대 여부를 판가름하는 병사용 진단서에 환부 위치를 잘못 기재한다는 것은 진단서에 대한 전문성, 객관성,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허위진단서임을 의심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 의원은 병무용 진단서상 증상 및 병에 대한 소견에는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적혀 있으나 진단명에는 '척추 협착'이라고 기재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정 후보자는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 북부지역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일각에서) '요추 6번'이라는 엄연히 사용되고 있는 의학용어를 없는 용어로 만들어, 허위 뉴스로 허위 의혹을 양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요추 6번'이라는 용어
정호영 후보자 아들 정씨가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 후 봉사활동 등을 하는 등 의혹 지점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요추 6번'의 존재 유무를 두고 상반된 견해가 나오는 모양새다. 관련 논문을 확인해보니 '요추 6번'이라는 의학용어는 의학계에서 사용되는 용어였다.
통상적으로 요추의 뼈는 5개다. 그런데 성장하면서 요추 밑에 있는 천추 부분의 첫마디가 제대로 융합되지 않고 마치 요추의 마지막 부분처럼 떨어져 나와 있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런 경우 요추가 마치 6개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이것을 '천추의 요추화'라고 부른다. 이러한 척추를 '이행성 척추'라고 칭한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요추 마지막 부분이 천추에 융합해 오히려 요추가 4개로 하나 줄어드는 경우다. 이것은 '요추의 천추화'라고 부르며 마찬가지로 '이행성 척추'라고 부른다. 이러한 이행성 척추는 전체 인구의 약 3.5%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사진은 박종범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논문에 실린 사진이다. 박 교수는 AO국제척추학회 한국회장이자 아시아태평양척추학회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척추 전문의다.
해당 사진은 Sacrum(천추) 위에 L4, L5 뿐만 아니라 L6이 있다고 적어놨다. 여기서 L이란 Lumbar spine, 즉 요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L6은 Lumbar spine 6, '요추 6번'이라는 뜻이다. 사진 옆의 설명 역시 첫줄에 "요추의 전후 및 측방 방사선 사진을 통해 S1(천추 1번)이 요추 전이척추(LSTV)로 인해 요추화되어 L6(요추 6번)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기술돼 있다.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준비단 역시 '요추 6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후보자 아들의 진료기록부에 'L5-6'라는 표기가 있는데, 이는 임상현장에서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전문용어"라며 "경북대병원에 확인한 결과 병무용 진단서에 '요추 5-6번'으로 표기해도 의료 현장에서는 이해가 가능한 용어다. '요추 5번-천추 1번'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여진다"라고 해명했다.
후보자 측 "요추 5-6번은 요추 5번-천추 1번과 동일한 의미"
신현영 "같은 증상인데 세 번의 진단명 차이"
그러나 신현영 의원은 정호영 후보자가 "논점을 흐리고 있다"면서 재차 반박했다. 그는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정 후보자 아들이 2013년 허리 통증으로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진료에서 처음 받은 진단명은 'L5-S1 Disc extrusion, 요추 5번-천추 1번 디스크 돌출'"이라며 "이후 병무청 진단서 발급을 위해 2015년 다시 내원했을 때의 진단명은 'L5-6 HNP, 요추 5번-6번 추간판 탈출증'"이라고 했다.
또 "이 진료 내용이 병무청 제출용 진단서에선 '척추협착'으로 변한다"며 "같은 증상으로 진료를 보는데 세 번의 진단명에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전날 '요추 6번' 표기가 부정확하다고 지적한 데에 이어 진단명이 달라지는 부분도 병무청 제출용 진단서의 공신력을 떨어뜨린다면서 정 후보자 쪽에서 아들의 2015년 MRI 자료를 공개하는 등 병역 판정 과정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