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바늘꼬리도요를 세종시장남평야에서 만났다. 장남평야에 서식하는 꺅도요와 생김새가 매우 유사하다. 하지만 장남평야에 서식하는 장소는 다르다. 꺅도요는 물이 있는 곳에서 주로 확인된다. 하지만 바늘꼬리도요는 초지에서 주로 확인된다. 같은 논에 서식하지만 꺅도요는 논복판에 위치하고 있고, 바늘꼬리도요는 두둑에서 먹이를 먹거나 휴식을 취한다.
바늘꼬리도요는 흔한 나그네새로 알려져 있지만 야외에서는 꺅도요와 동정(구분)이 어려워 실제 모습을 인지하기 어렵다. 서식 장소가 다르기 때문에 초지에 앉아 있는 모습을 목격하면 바늘꼬리도요로 의심해보고 한번 더 관찰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가장 확실한 차이는 꼬리의 깃수인데 총 26장이다. 그런데 야외에서는 꼬리 깃수 확인이 어려워 꺅도요와 많이 헷갈린다. 이날은 어렵게 동정에 성공한 바늘꼬리도요를 사진에 담을 수 있었다.
꺅도요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고라니를 확인하기도했다. 고라니와 바늘꼬리도요의 위험한 동거같은 현장은 그야말로 가슴을 조리게 했다. 초지에 조용히 앉아 있는 바늘꼬리도요와 고라니는 자연의 평화로움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었다. 장남평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