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6일 자신과 본선에서 맞붙을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아바타"로 규정했다. 특히 김은혜 후보에게 당내 경선에서 패한 유승민 전 의원에겐 후한 평가를 내리면서 "앞으로 경기지사 선거가 경기도민의 삶과 미래를 위한 정책선거가 아니라 정치선거가 될까 사실 좀 우려가 된다"고 밝혔다.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경기도지사 선거가 지난 대선의 연장선상, 이른바 '이재명 대 윤석열'의 2차전 성격을 띄고 있는 점을 부각하는 한편, 사실상 김은혜 후보가 '윤심(윤 당선인의 의중)' 외 차기 경기도지사 후보로서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느냐는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후 취재진을 만나 "유승민 전 의원께서 만약 (국민의힘) 후보가 됐더라면 저는 경기도민의 삶과 미래를 위해서, 같은 경제전문가로서 (유 전 의원과) 아주 훌륭한 토의를 하면서 좋은 승부가 될 거라고 내심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윤석열 당선인의 아바타인 (당선인)대변인이 후보가 됨으로써 이번 선거가 정치논쟁과 정쟁으로 번져질 것을 좀 걱정하고 있다"면서 "이번 경기지사 선거는 우선 경기도 경제의 활성화, 경기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중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앞서 기자회견 때도 "윤석열의 대변인이냐, 경기도민의 대변인이냐. 국정운정 초보운전수냐, 30년 넘는 경력의 실력자이냐. 선택의 기준은 명확하다"라며 자신과 김은혜 후보를 대비시켰다.
"법무장관 후보자 전화에 여야 합의 번복, 국정 어떻게 운영될 지 걱정"
김동연 후보는 다만, 이번 선거를 통해 새로 출범할 윤석열 정부의 '독주' 가능성을 견제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그는 "윤석열 정부의 독주와 독선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가늠자가 경기지사 선거가 될 것"이라며 "반드시 이겨서 지금의 당선자나 인수위 행보로 인해 걱정되는 윤석열 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교두보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앞서 합의했던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중재안에 대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확실히 '각'을 세웠다. 합당 과정을 거쳐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된, 사실상의 영입인사인 자신에 대해 아직 의구심을 표하는 일부 민주당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였다.
그는 관련 질문에 "검찰개혁은 제가 일관되게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검찰의)수사권·기소권 분리를 당연히 가야 하며 장기적으론 고검장과 검사장 주민투표 아이디어까지 냈을 정도로 제 방향과 철학은 확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재안 재논의 방침에) '윤심'이 실렸다든지, 법무장관 후보자가 '우려된다'고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전화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야 원내대표 합의를 번복하는 걸 보면서, 당내 민주주의도 되지 않는데 의회 민주주의나 국정이 어떻게 운영될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 재임 당시 성과를 계승하겠단 입장도 밝혔다. 그는 관련 질문에 "공정·복지·평화 등 이재명 정책 전반의 가치를 계승, 발전시킬 것이고 거기에 더해 혁신의 가치를 추가시킬 것"이라며 "청년, 농민기본소득(정책)을 그대로 계승할 것이고 한걸음 더 나아가 문화예술인 기본소득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어제(25일) 경선 결과 나온 뒤 이재명 전 지사와 통화했다. 축하 말씀을 해주셨다"며 "(지난 대선 당시) 저와 이재명 전 지사가 함께 했던 가치연대에 대한, 앞으로의 추진(입장)에 대해 다시 한 번 확인했고, 저는 선거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도와주십사 부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