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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6일 일본 지진 발생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6일 일본 지진 발생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 교도통신=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올여름(7월)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헌법기념일인 3일 우익 성향 일간지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헌법은 시행 75년이 지나 시대에 어울리지 않고 부족한 내용도 있다"라며 "이번 선거에서 개헌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자민당의 개헌 목표인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것과 관련해 "자위대가 위헌이라는 논쟁이 지금도 존속하는 것에 국민이 위화감이나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자위대 위헌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라도 개헌이 매우 중요하다고 정중하게 설명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아베가 실패한 자위대 헌법 명기, 기시다는 할까?

이른바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 9조는 패전국인 일본의 전쟁 포기, 전력 불보유, 국가 교전권 불인정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위대의 존재가 위헌이라는 논란이 끊임없이 나오면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을 정권의 숙원으로 내세웠다. 

개헌하려면 중·참의원 전체 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하고 국민투표도 실시해야 한다. 아베 전 총리는 의회에서 개헌에 필요한 찬성표를 확보했으나, 국내 여론과 주변국의 반대에 밀려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불안을 느낀 일본 국민이 개헌 찬성으로 돌아서자 기시다 총리가 다시 나선 것이다. 

이날 <아사히신문>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헌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56%로 작년보다 무려 11%포인트나 상승하며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개헌할 필요 없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마이니치신문>도 '개헌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44%로 '반대한다'는 응답(31%)보다 높았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며 "일본 정부와 집권 자민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기회로 삼아 방위력 강화에 나섰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평화헌법에 근거해 공격을 당해야 반격을 하는 '전수방어' 원칙을 고수해왔던 일본은 이런 여론을 타고 사실상 선제 공격이 가능한 '적기지 공격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나섰다. 여기에 자민당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반격 능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자고 제안했으나, 의미는 다를 바 없다.

"우크라 전쟁이 기회"... 군사국가 되려는 일본  

이 밖에도 자민당은 긴급사태 시 정부 권한을 강화하는 긴급사태 조항 창설, 참의원 선거 합구 해소, 교육 환경 충실 등을 주요 개헌 목표로 내세웠다. 

자민당은 이날 헌법기념일 성명을 내고 "국제 환경과 국민 의식이 크게 달라지면서 개헌에 대한 절박감이 커지고 있다"라며 "여야의 틀을 넘어 활발한 논의를 진행해 신속한 개헌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개헌 찬성 야당인 일본유신회도 "지금 헌법은 75년이나 지나 국제 정세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라며 "이대로는 우리나라(일본)의 평화·안전과 국민의 생명·재산을 지킬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는 공명당과 제1야당 입헌민주당, 공산당 등은 개헌에 반대하거나 신중한 입장이다.

기시다 총리는 "다른 정당들도 적극적으로 논의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라며 "개헌에 찬성하는 정당과는 구체적인 발의 방법을 정리해 별도의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의욕을 드러냈다. 

#평화헌법#자위대#기시다 후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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