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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판'이 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공식등판 때문이다. 이들의 전면 등장은 정치권에 또 다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대선 패배 후 두 달여 만에 '본인이 직접' 선거전에 나서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 복귀에 따른 당 안팎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두 사람의 출마가 시기와 지역구 선택에서 명분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에선"(이재명과 안철수의) 출마가 각 후보의 앞길에 도움이 될지는 뒤로하더라도, 각 당 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대선 2개월 만에 그들이 돌아온 진짜 이유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6·1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6·1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고문은 7일 오전 "민심의 바다에 온전히 저를 던지겠다"며 인천계양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고문은 이번 선거에서 당 내 총괄선대위원장도 맡게 됐다. 안철수 위원장 또한 지난 6일 경기 성남 분당갑 지역구에 출마를 예고했다. 자신이 창업한 안랩 사옥이 분당에 위치해 있다며 연고를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3월 대선이 치러진 지 고작 두달 만 이다.

이들의 '빠른 출마' 이유는 무엇일까.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고문은 '정치적인 갑옷'을 입기 위해서, 안철수 위원장은 '정치적인 생명력'을 위해 출마를 결심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정 특임교수는 "이 고문이 출마를 결심한 데는 사법리스크가 컸을 것"이라며 "최근 사정당국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이 고문과 관련한)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낀 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8월 전당대회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과 관련해선 "(안 위원장이) 지금 출마를 안 하면 몇 개월 간 정치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또 마라톤을 할 순 없지 않냐"며 "둘 다 명분은 없고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 '뱃지만 달면 된다'는 식의 판단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역시 "이 고문은 당을 장악하기 위해, 또 검찰 수사 압박 때문에 출마를 굳힌 듯하다"며 "그런데 (이번 출마는) 실수가 아닌가 싶다. 국민들도 그의 출마에 부정적인 데다 출마지역도 험지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명분과 실리를 다 놓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 정치의 장점은 돌파력이나 강한 추진력, 난관을 뚫고 나가는 불굴의 힘인데 인천 계양을 출마는 그런 이미지를 오히려 퇴색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엄 소장은 "안 위원장이 출마하는 분당갑 역시 국민의힘의 당세가 강한 곳이다. 안랩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출마가 조금 쌩뚱맞다"면서도 "하지만 인수위원장 역할을 했고 총리 입각도 마다했기 때문에 이 고문보단 조금 더 명분은 있다"고 말했다. 

"이 고문은 위험한 도박에 나섰고, 안 위원장은 중도 확장 사라져"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인수위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취재단
 
또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기대와 달리, 이들의 출마가 각 당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엄 소장은 "이 고문의 출마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며 "분당에 연고가 있는 이 고문이 인천에 출마하면 경기도와 인천의 젊은층, 중도층에서 동시 이탈이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지선에서 민주당이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는 지역은 호남 세 곳과 제주도뿐일 것"이라며 "지난 2018년의 '역 데자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장 특임교수 또한 "이 고문의 등판은 이번 선거에서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선거는 중도층 싸움이다. 중도층은 이 고문이 왜 대선이 끝난 지 두 달 만에 아무 연고도 없는 인천 계양에서 출마하려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서울, 인천, 경기도 모두에서 지면 이재명 때문에 졌다는 이야기가 분명히 나올 텐데 그 정치적인 부담을 알면서도 (이 고문이) 위험한 도박에 나섰다"고 풀이했다.

장 교수는 안 후보와 관련해서도 "안철수 위원장은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정치인이 아니다"며 "제3세력으로 있을 때는 중도 쪽 표심을 받았는데 국민의힘과 합당한 후엔 중도로 외연 확장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도 대선 주자급 정치인들의 보궐선거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에는 총 3개 층의 선거가 있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지방선거"라며 "각 층의 목적은 각기 다른데도 정당이 유불리에 따라 대선주자급 정치인들을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과정에서 정당은 지역 유권자들로부터 '정치 불신'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면서 "(대권주자급 정치인이) 당장 선거에서 이겨도 지역민들은 '이 사람은 잠깐 왔다 대선으로 나갈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재명#안철수#지방선거#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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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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