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대결과 전쟁을 불러올 정책이 아니라 국익과 8000만 겨레의 미래를 위한 평화와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진심으로 촉구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상임대표 황철하)가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에 맞춰 낸 "새 정부는 남북합의를 계승하고 평화와 협력의 리더쉽을 발휘해야 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6‧15경남본부는 "며칠 전 발표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가운데 통일, 외교안보분야 국정과제들은 윤석열 당선자의 후보시절 공약을 계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 내각과 대통령실 인선 대상자 다수가 이명박 정부시절 남북 대결을 주도했던 인사들이라는 점, '한미동맹 중심축' 기조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무엇보다 새 정부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한반도 평화실현의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며 "이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남북, 북미 합의를 뒤엎는 것이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과 대결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남북, 북미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북을 다시 '주적'으로 명기하고 '선비핵화'를 대화의 전제로 삼겠다는 것은 관계개선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같다"며 "더욱이 '선제타격'과 같은 호전적 발언으로는 상대를 자극할 뿐 평화를 지킬 수 없다"고 했다.
6‧15경남본부는 "남북 사이에는 아직 통신연락선이 유지되고 있고, '군사 합의'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새 정부가 '대화를 통해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자 한다면 '주적', '선비핵화' 말고 남북 합의에 대한 존중과 이행 의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미동맹과 관련해, 이들은 "새 정부의 외교안보, 국방, 통일 분야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한미동맹 편향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미중, 미러간 갈등이 심화되고 신냉전이 가시화되고 있는 때에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에 일방적으로 편승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만일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에서 표방한 대로, 미국중심의 '가치 외교' 아래, 확장억제를 위한 전략자산 전개, 한미일 군사협력까지 강화한다면 한반도는 대중국견제의 최전방이라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했다.
이들은 "더욱 심각한 것은 하반기 한미연합전쟁연습부터 실기동 훈련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미 군사동맹의 대중국 연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수십만이 동원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재개된다면 남북관계는 물론 주변국과의 군사적 갈등을 격화시킬 것이며, 그나마 유지되어온 남북대화의 문은 완전히 닫히게 된다"고 했다.
6‧15경남본부는 "세계적인 질서의 전환이 시작된 지금, 균형있는 평화 외교와 남북관계 개선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며 "미중을 비롯한 강대국 질서에 좌우되는 한반도가 아니라 남북이 주도하는 평화, 협력의 질서를 세우는 일은 남북의 합의와 선언들을 존중하고 이행하는 것이며, 종속적인 한미 군사동맹을 개선하고 한미관계를 균형 있게 재정립하는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