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백신안전성위원회'(이하 안정성위원회)가 코로나 백신 접종 이상반응 의심 증상으로 주로 거론되는 질환 8종의 접종과의 인과성을 분석한 결과, 급성심낭염에 한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을 확인했다. 나머지 7종의 경우 백신 접종에 따른 유의미한 발생 증가가 확인되지 않거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김계훈 전남대 교수(순환기내과)는 12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주최한 안정성위원회의 제2회 연구결과 발표회에서 "급성심낭염에 대한 1차 연구 결과를 보완해 분석한 결과 mRNA백신(화이자 및 모더나 백신)에서 급성심낭염 발생이 증가한다는 분석인 타당하다고 결론냈다"고 밝혔다.
접종 직후 6주 간의 위험구간과 그 이후 대조구간에서의 심낭염 발생률을 비교한 결과 1차만 접종한 환자 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경우 0.29배, 화이자 경우 6.87배, 모더나 경우 5.22배 등의 발생율 비가 관찰됐다는 것이다.
같은 분석 방식으로 2차 접종을 완료한 환자군에서도 화이자 백신 접종군은 6.5배, 모더나 접종군은 1.77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다른 백신을 접종한 군은 7.0배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발생률 증가가 확인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회 접종군은 발생률이 1.19배로 유의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김 교수는 "1차 연구 때 심낭염의 발생률 관측값이 기댓값보다 7~9배 증가하는 등 증상이 과도하게 보고되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돼, 건강보험공단 자료상 심낭염으로 등록된 6만4000여명의 임상 차트를 모두 분석해 과장 보고 가능성도 확인했다"며 "실제 심낭염이 백신 이상반응으로 판정된 사례는 205명"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안정성위원회가 ▲길랭-바레증후군 및 밀러-피셔 증후군 ▲비보상성급성심부전 및 신생급성심부전 ▲대동맥 박리 ▲급성횡단척수염 및 급성파종성뇌척수염 등 의심증상과 백신과의 인과성을 검토한 결과, 이들 7종 질환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안정성위원회는 "2011년 1월~2021년 2월 관측값을 바탕으로 예상한 결과, 2021년 3~11월 국내 인구 10만 명당 0.078건의 길랭-바레증후군 및 밀러휘셔 증후군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인구 10만명당 0.105건이 관찰돼 약 1.352배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가 보였다"며 "그러나 지나치게 낮은 발생률로 연령, 성별로 특정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비보상성급성심부전 및 신생급성심부전 사례를 연구한 이중엽 서울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접종 시행 이전 5년 간의 발생추이로 기대값을 계산하고 실제발생률과 비교한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발생율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며 "신생 급성 심부전 경우 65~74세 연령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경우 위험구간 내 발생위험이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심부전은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고혈압, 심근병, 부정맥 등의 요인이 돼 심장 기능 저하로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백신 접종이 심부전을 일으키는 것은 기전적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며 "국내외 문헌 고찰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심부전에 대한 체계적 연구는 현재까지 없으나 코로나 백신이 전격성 심근염을 일으켜 심부전이 발생한 증례 보고(임상적으로 희귀한 사례 보고 등)는 매우 드물게 있다"고 설명했다.
최남경 이화여대 교수(융합보건학과)는 급성횡단척수염과 급성파종성뇌척수염 사례를 분석한 결과 "2011년 1월 1일~2021년 2월 28일 약 10년 간의 두 척수염 발생 관찰값을 바탕으로 접종 이후인 2021년 3월~10월 간의 발생 예측값을 산출한 결과 급성파종성뇌척수염에 한해 통계적으로 유의한 증가가 관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52명의 소그룹 분석 결과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며 "급성파종성뇌척수염 경우 이상반응 의심증상으로 널리 알려져 접종자들이 진단을 위해 병원을 내원하면 해당 진단 코드가 부여됐을 가능성이 높아 상대 위험도가 실제보다 과장됐을 가능성이 있다. 해외문헌 등을 종합 고찰해 현재 결과만으로 백신과의 인과성을 인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12일 "안전성위원회의 2차 결과 발표를 적극 수용해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에서 인과성 인정기준을 오는 24일 검토할 예정이며, 인과성 인정기준 변경 시 대국민 브리핑 등을 통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손현진 한국역학회 코로나연구위원회 위원장은 "이런 연구 외에도 실제 피해 보상 신청에 대한 인과성 평가가 지금까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왔는지를 추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며 "질병청은 팬데믹 이상반응에 대해 폭넓게 보상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냈는데 과연 그런 방향으로 보상을 해왔는지, 기존 보수적인 인과성 평가의 틀을 유지했는지 결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