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신상진 성남시장 후보가 재개발을 약속한 지역에 그의 딸이 전형적인 '갭 투자' 방식으로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신 후보는 해당 보도를 한 취재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앞서 MBC는 단독보도를 통해 서울에 살고 있는 신상진 후보의 딸의 갭투자 의혹을 전했다. 또 신 후보가 약속한 재개발 추진 지역에는 딸이 사들인 연립주택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배국환 성남시장 후보 측은 공세를 높였다. 배 후보 측 김명수 대변인은 19일 "충격적인 MBC 보도가 있었다"며 "신상진 국민의힘 후보의 딸이 2년 전 은행1동 지역에 갭투자를 했는데 최근 신 후보가 이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에게 재개발을 약속했다고 한다. 이는 개발 사업에 대한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시장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가족과 친지를 이용해 개발이익을 챙기는 전형적인 투기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욱이 '아빠 찬스' 관련 인터뷰에 대한 신상진 후보의 답변은 점입가경"이라며 "'대학원생이었던 딸이 외할머니에게 5000만 원을 받아 취직 후 거주할 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서민들처럼 소박하게 샀다'는 말로 시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논란이 될 것을 인식하자 '당선되면 집을 팔게 하겠다'더니, '오늘 부동산에 팔려고 내놨다'라고 말을 번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국환 측 "지금도 늦지 않아... 신상진 사퇴, 사죄해야"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신상진 후보는 지금 즉시 성남시장 후보직을 사퇴하고 성남 시민께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힘 측은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신상진 후보의 비위 사실에 대해 소상히 밝히고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상진 후보 측은 반발했다. 신 후보 측은 "MBC 5월 19일 저녁 8시뉴스의 신상진 성남시장 후보 딸 관련된 보도는 악의적인 왜곡 보도"라며 "MBC 보도에 따르면 2020년 7월에 소형 연립주택을 산 신 후보 딸이 2년 후를 정확히 예측했다는 것이다. 주택을 구입한 지 2년 후에 아버지가 시장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는 얘기와 같다. 신 후보의 딸이 주택을 구입할 당시 신 후보는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신 후보 딸은 성남에서 낳고 자란 성남 토박이"라며 "더군다나 1억 원 이상의 차익이 발생한 것처럼 보도했는데 실제로는 구입가에서 불과 3000여 만 원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상진 측 "원도심 재개발, 주민들의 강력 요구사항... 사실관계 왜곡"
그러면서 "성남 원도심의 재개발은 13개동 주민들의 강력한 요구 사항이다. 민주당 배국환 후보마저도 재개발을 약속하고 있다"며 "2000년부터 재개발 이야기가 나왔으며 지금도 계속 재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던 상황이다. 딸 한 명을 위해 재개발을 공약한 게 아니라 수많은 원도심 주민들의 숙원을 풀어주기 위함"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신상진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 캠프는 20일 오후 '공직선거법' 상 후보자 비방 혐의로 MBC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신 후보 측은 고발장에서 피고인이 쓴 '딸은 '갭투자', 아빠는 '재개발 공약'' 제목의 기사는 "사실관계를 왜곡하며 마치 딸을 위한 권한 남용이라는 외관을 만들기 위한 기사였고,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제목을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후보 측은 MBC의 보도는 "신상진 후보를 비방한 것이고, 신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임을 추단케 한다"면서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후보자 비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성남시 중원·수정구는 현재 주거환경이 낙후되어 재개발과 재건축이 이슈가 되고 있는 지역이며, 성남시의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서도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이 예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후보의 딸이 부동산을 구입한 곳은 이미 오래전부터 성남시 차원에서 재건축 및 재개발이 검토되어 왔으며, 이번 선거에서도 각 당의 후보들이 공약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MBC 기자가 "언론인으로서 책임을 방기하고 불순한 의도와 목적에서 기사를 작성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후보 측은 고발장에서 피고발인이 "성남시 전역에서 재개발과 재건축이 이슈가 되고 있다는 점, 모든 후보들이 예외 없이 재개발과 재건축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검찰에 수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