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장애)는 내가 돌볼 수 있다. 다만 내가 세상에 없을 땐 국가가 돌봐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지난 23일, 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충남 홍성군청 앞에서 피켓을 들고 '발달 장애인 24시간 지원 체계구축'을 요구했다.
진유순 충남장애인부모회 홍성지회장은 "발달장애인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진 지회장은 "나도 내 아이를 끝까지 돌보고 싶다. 국가에 내 아이를 맡겨 놓고 편히 쉬겠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내가 세상에 없을 경우 내 아이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그 때문에 24시간 지원체계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 아이를 마지막까지 책임지고 싶은 것이 내 소망이다. 하지만 소망일 뿐 실현이 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부모가 있을 때 24시간 지원체계를 만들어 놔야 내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우리 발달장애아 부모들이 24시간 지원 체계를 요구하는 이유이다"라고 호소했다.
진 회장은 "지금은 발달장애아들의 주간 활동이나 주간 보호, 보호 작업장 등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발달장애 아이가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아이들의 일자리를 늘려 지원 고용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달장애아들의 주거 문제도 크다. 주거에 대한 지원 대책이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공공임대나 영구임대에 들어간다고 해도 우리 아이들은 자립이 어렵다"며 "위험에 처했을 때 혼자서 대처하기 어렵고,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이 드나들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그룹홈이나 쉐어홈 형태로 누군가 아이들을 지켜보고 돌봐 주는 방식의 주거시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4월 19일, 진 회장은 청와대 앞에서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체계를 요구하며 삭발했다. 당시 장애인 가족 555명이 삭발식에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