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부산광역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 토론 도중 변성완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다시 봐도 황당한 시정'이라는 자료를 꺼냈다. 시민단체가 박형준 시정 1년을 비판하면서 내놓은 자료였다.
변성완 후보가 "입장을 밝혀달라"고 질문을 하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우선 그 자료를 낸 시민단체는 제가 평소에 보면 민주당의 선전부대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민주당의 편에 서서 모든 평을 한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언급한 시민단체는 '부산참여연대'다. '민주당 선전부대'라는 평을 들은 부산참여연대 양미숙 사무처장을 지난 26일 만나봤다.
"민주당 선전부대? 민주당도 칭찬 안 해... 행정부·의회 감시·비판 기능 수행중"
- 24일 TV토론을 봤나?
"24일 토론회 보지는 않았고 하이라이트만 좀 봤다. 그리고 저희 부산참여연대가 언급된 부분만 좀 몇 번씩 다 돌려봤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발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몇 번씩 돌려봤다."
- 박 후보가 민주당 선전부대라고 했지만, 민주당도 부산참여연대를 싫어하는 것으로 안다.
"취재해 보면 알겠지만 (부산시) 정권이 23년 만에 바뀌었는데도 계속적으로 (민주당에) 비판 성명을 내고 심지어 정권 초기에 저희가 감사원 감사 청구도 진행했었다. 그리고 잘 아시는 것처럼 부산 지역에 부산시의회의 모든 회기와 모든 상임위를 감시하고 있는 단체가 부산참여연대다. 그래서 회기마다 의정브리핑이라는 논평을 내고 있다. 거기서도 칭찬하는 건 사실 별로 없다.
그리고 시 행정부와 시의회를 감시하는 시민단체가 문제점 그리고 잘못된 점을 비판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비판하는 걸 가지고 '선전부대'라고 하고, '편에 서서 이야기한다'라니... 시민사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 부산시의 과도한 협약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지만, 박 후보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박형준 후보가) 저희 부산참여연대를 '선전부대'라고 욕하게 된 계기가 부산시가 많은 협약을 맺은 것에 대해서 저희가 지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협약을 맺는 게 문제냐, 뭐가 문제냐, 더 좋은 게 아니냐, 앞선 시장도, 6대 시장도 많은 협약을 맺었다.
그런데 부산시에서 협약을 맺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 협약이 아직 시의회를 통과하지 않았고, 아무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꼭 유치한 것처럼 아니면 그 기업이 부산에 들어온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박 후보가) 실체와 비판한 내용에 대해 직시하지 않고 정치적 편가르기를 하는지, 이런 부분이 시정 내내 반영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부산참여연대는 그동안 여러 차례 박형준 후보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자녀의 홍익대 미대 입시 청탁 의혹에 대해 박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당시 부산참여연대는 "지난 보궐선거 당시 박 시장은 자녀가 홍익대에 응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검찰조사에서 해외유학생 특별전형에 응시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고발 이유를 밝혔다.
또 지난해 7월에는 박 시장을 향해 '4대강 반대 인사 사찰' 의혹, '요즈마 펀드' 의혹을 제기했었다. 부산참여연대는 "박 시장이 MB정부 청와대 홍보기획관으로, 4대강 사업 주요 반대 인사들에 대한 관리 방안을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이 국정원 감찰실 조사로 확인됐다"고 주장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박 시장은 후보 시절 펀드 투자회사 요즈마그룹코리아와 함께 1조2000억 원의 청년창업펀드를 조성해 500개 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겠다고 공약(벤처캐피탈 혁신도시)했다. 또한 언론을 통해 "요즈마는 4조 정도의 자산을 운용하는 대단히 큰 스타트업 펀드"라며 "제가 하겠다는 것이니까 시켜주면 제가 하겠다"고 발언했다. 박 시장은 보궐선거 당선 엿새 뒤에 요즈마그룹코리아와 MOU도 체결했다. 그러나 요즈마그룹 펀드 조성배경, 시 재정지원 여부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지속됐다.
당시 부산참여연대는 공식적인 논평을 통해 "부산시민과 시민단체는 부산시장과 부산시의 정책과 사업에 대해 어떤 의견도 낼 수 있다. 누구든지 정치적인 평가와 비판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직전 부산시장 역임자답게 시민사회 비판의 목소리에 편협한 시각을 버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