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졌지만, 여러분은 지지 않았습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패배를 인정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도지사선거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신승으로 끝났다.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던 경기도지사 선거는 개표율 99.5%를 기록한 현재, 49.06%대 48.91%를 기록했다. 0.15%p차, 불과 8000여 표 차이로 승패가 갈린 것이다.
김은혜 후보는 아직 개표가 마무리되지 않은 2일 오전 6시 47분, 경기도 수원시에 자리한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강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수를 받으며 입장한 김은혜 후보는, 경쟁자였던 김동연 후보를 향해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서 좋은 도정으로 경기도민 여러분에 보답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입을 열었다.
김 후보는 다소 쉰 목소리로 "국민의힘 당원 동지 여러분, 선거대책위원회 그리고 저를 도와주신 많은 관계자 여러분이 있어서 끝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다만 "저는 졌지만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라며 "국민의힘에 보여주신 지지와 열정으로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 정상화를 위해 더 큰 힘을 모아주시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묵묵히 응원하고 돕겠다. 고맙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김은혜 후보는 캠프 관계자들의 이름을 한 사람씩 불러주며 일일이 악수를 했다. 기자들과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자리를 떠나는 김 후보를 향해, 지지자들과 캠프 관계자들은 "김은혜 힘내라" "김은혜 파이팅"을 외쳤다.
김동연 향해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 좋은 도정하길"
1일 오후 7시 30분, KBS와 MBC, 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0.6%p차 승리를 거둔다는 결과가 나오자, 김은혜 캠프 분위기는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초반부터 치고 나간 김은혜 후보는 김동연 후보와 5만~6만여 표 차이를 유지하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오전 2시 30분께, MBC가 처음으로 김은혜 후보를 당선 유력으로 예측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급하게 중계 채널을 바꾸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표차가 조금씩 좁혀지기 시작하면서 관계자들은 실시간으로 변하는 표차를 초조하게 바라봤다. 김은혜 후보를 축하하기 위해 등장했던 꽃다발도 다시 모습을 감췄다. 김동연 후보와의 표차가 눈에 띄게 줄어들기 시작한 오전 5시께부터는 김은혜 후보가 김동연 후보보다 표를 많이 얻는 순간마다 "김은혜 할 수 있다" "이대로 가자" 등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줄어들기 시작한 표차는 쉽게 벌어지지 않았다. 급기야 역전이 되는 오전 5시 30분께, 현장 관계자들은 순간 김은혜 후보가 표차를 벌린 줄 알고 "와"하며 박수를 쳤다가 TV 속 숫자가 의미하는 바를 깨닫자 순식간에 침묵으로 돌아섰다. "어? 어?"하며 머리를 손으로 감싸는 이들도 있었다. 그렇게 역전을 허용한 김은혜 후보는 마지막까지 재역전을 이루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