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2명, 6.1 지방선거가 배출한 당선인 수입니다. <오마이뉴스>는 그중 눈길이 가는 지역 일꾼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
6.1 지방선거에서 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 등 영남권을 통틀어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기초지자체장은 단 한 명이다. 경남 남해에서 재선에 성공한 장충남(59) 군수다.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만 해도 부산‧울산시장과 경남도지사, 창원‧김해‧양산‧거제‧통영시장과 고성군수에다 부산‧울산의 구청장 상당수를 차지했다. 4년이 흐른 지금은 그야말로 '민주당 참패'다.
6.1 지방선거에서 광역시장‧도지사뿐만 아니라 시장‧군수‧구청장선거에서 민주당으로 출마한 후보 모두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장 군수만 혼자서 반대의 결과를 낸 셈이다.
이번 선거에서 장충남 군수는 56.14%(1만4804표)를 득표해 43.85%(1만1565표)를 기록한 국민의힘 박영일 후보를 제쳤다. 박 후보는 선거운동기간 막판에 'AI(인공지능)윤석열 지지' 영상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장 군수와 박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대결한 바 있으며, 박 후보는 2014년 선거에서 당선해 군수를 지냈다.
대통령선거 직후 치러진 이번 선거는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보수 바람'이 강하게 불었는데, 왜 남해의 민심은 다른 결정을 내렸을까.
"상대 후보에 비해 흠집이 없었다"
우선 지역 정가에서는 장충남 군수 재선 요인으로 '청렴함'과 '성과'를 꼽는다. 지역 인사인 A씨는 "상대 후보는 재산신고 누락에다 여러 문제가 나와 시끄러웠지만 장 군수는 논란거리가 될만한 게 없었다"고 말했다.
상대 측인 박영일 후보는 재산신고와 관련해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고발을 당한 바 있다. 장 후보 측은 선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박 후보가 선관위에 신고한 재산사항에 채무 8억 원을 누락했다가 다시 수정하는 기이한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관음포 관광공원 허위 발언'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박 후보 측은 "허위 발언은 전혀 없고 재산신고액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수정됐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박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는 것처럼 'AI윤석열' 영상을 편집한 후 SNS에 올려 남해선관위가 선거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선관위 측은 <오마이뉴스>에 "원본 영상에 없던 자막(박영일 남해군수와 함께합니다!)을 넣은 것은 선거법상 허위사실 표기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중앙당은 해당 영상을 두고 '대통령 선거개입' 공방을 벌이는 등 논쟁이 확산되기도 했다.
[관련기사] 박지현 "AI 윤석열 선거개입" 띄웠지만 선관위 "법 위반 아냐" http://omn.kr/1z6bb
뿐만 아니라 장 군수 시절 남해~여수 해저터널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 통과됐고, 남해의 고질적인 물 문제가 광역상수도 공급으로 해결됐으며, 오래되고 낡은 군청사 문제 또한 해결됐다.
특히 장 군수의 청렴함 등은 시민단체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김광석 남해기후위기군민행동 사무국장은 "장 군수의 강점은 정직, 청렴이라 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통합행보를 보여줬다. 상대 후보에 비해 흠집이 없었던 게 당선의 주요 원인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스럽지 않은 부분 있었다... 편가르기 없이 사람 써"
후보 측 내부의 해석은 어떨까. 장 후보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박삼준 전 남해군의원은 "장 군수가 문재인 정부 때 4년을 같이 하면서 이루어 냈던 성과를 군민들이 잘 알고 있었던 게 하나의 원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4년 전 당선됐을 때 장 군수는 어떻게 보면 민주당스럽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당시 상대 후보의 공약을 받아들이면서 '통합공약'을 내세웠고 네 편, 내 편 가르지 않고 사람을 썼다"며 "군민들에게 나름 상품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선거운동 기반이 좋았다"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는 과거 박근혜 정부 때 3년, 문재인 정부 때 1년을 같이 했다. 자기는 힘있는 여당을 내세웠지만 박근혜 정부 때 성과를 별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장충남 군수는 경찰관 출신으로, 김두관 의원이 경남지사로 있을 때 비서실장을 지냈다. 역대 민주당 남해군수로는 경남도지사를 지낸 김두관 의원(양산을)과 정현태 전 군수가 있다.
한편 남해에서 1명을 뽑는 경남도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 류경완 후보가 50.73%(1만 3258표)를 득표해 49.26%(1만 2872표)를 얻은 국민의힘 김창우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류 후보는 2018년 선거에서도 당선했다.